여름휴가지를 향해 달려가고 싶지만 돈도 시간도 없다면?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피서를 즐기는 게 답이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제11회 시네 바캉스 서울 영화제’가 열린다. ‘바캉스’에 어울리는 장르 영화가 다수 준비돼 있다.

 

여름날 ‘영화 세계’로의 초대

 

왼쪽부터 '뉴욕탈출', '할로윈', '크리피: 일가족연쇄실종사건'

올해 ‘시네 바캉스 서울’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장르 영화 거장의 특별전과 시네필을 위한 고전․예술 영화, 그리고 최근 주목받은 한국 영화 등 총 31편의 흥미로운 작품이 관객을 찾아온다.

SF, 액션, 미스터리, 공포를 넘나들며 ‘어둠의 제왕’이라고 불렸던 존 카펜터 감독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존 카펜터 특별전’과 독창적인 이미지로 일본 ‘J호러’를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도 상영돼 여름에 꼭 맞는 서늘한 영화들이 대거 상영된다.

 

시네 바캉스 추천작

 

1. 뚜르누예의 집

보리스 바르넷은 1920년대 소비에트 영화의 거장 중 한 명이지만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감독이다. 당시 소비에트 영화의 이데올로기 적 접근보다 일상적 순간,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며 세계적인 호응을 끌었다.

‘뚜르누예의 집’은 모스크바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모스크바의 풍경과 상황 등 국내 관객들이 알지 못했던 것들을 이채롭게 수놓으며 흥미를 자극한다. 디지털로 복원된 작품이며 이번 ‘시네 바캉스’의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2.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네 멋대로 해라’ 시리즈와 ‘회로’ 등 J호러의 일인자로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2006년 ‘절규’ 이후 10년 만에 공포영화로 컴백했다. 최근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J호러가 과연 그의 컴백으로 부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그의 신작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이 이번 ‘시네 바캉스’에서 소개된다.

전직 형사 타카쿠라(니시지마 히데토시)에게 이웃 니시노(카가와 테루유키)의 딸이 어느 날 “그 남자 우리 아빠 아니에요. 모르는 사람이에요”라 고백하며 벌어지는 섬뜩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동안 공포영화에 목말랐던 관객들에게 소름돋는 선물이 될 예정이다.

 

3. 완전 범죄

‘완전 범죄’는 60-70년대 활약하던 이탈리아 영화감독 엘리오 페트리의 ‘파시즘 비판’ 영화 중 하나다. 영화 제작을 사회, 윤리, 정치적 의무로 자각했던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내연녀를 살해한 파시스트 경찰 고위 간부를 집중하며 부패한 권력의 어두운 면을 캐치했다. 그로테스크하면서 시각적 스타일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4. 사랑을 합시다

1960년 작 ‘사랑을 합시다’는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 이브 몽땅이 열연한 작품이다. 여기에 1964년 ‘마이 페어 레이디’로 아카데미 8관왕에 빛나는 조지 큐거 감독이 연출을 맡아 영화의 매력을 배가한다.

영화는 대부호 클레이몽(이브 몽땅)이 자신을 비난하는 내용의 연극 주인공 아만다(마릴린 먼로)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 후 클레이몽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극단에서 우스꽝스런 역할을 맡으며 그녀에게 환심을 사려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쾌한 로맨스로 금발머리와 소녀 같은 순수함이 묻어 있는 마릴린 먼로의 매력을 100% 느낄 수 있다.

 

5. 차가운 물

프랑스 방송국의 아르테가 올리비에 아사야스, 샹탈 애커만, 클레어 드니 등 몇 작가들에게 십대 시절을 기억하는 주제로 ‘그들 시대의 모든 소녀, 소녀들’이란 TV 시리즈물을 의뢰한다. 그중 한 편이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차가운 물’이다.

1994년 작 ‘차가운 물’은 1972년 파리 교외를 무대로 고등학생 소년, 소녀의 일탈을 그린 청춘 영화다. 제니스 조플린, 니코, 밥 딜런 등 70년대를 상기시키는 다양한 노래가 미래를 알 길 없는 십대 소년, 소녀들의 불안과 답답한 심리를 대변한다. 온몸이 얼어버릴 것 같은 차가운 물의 형상을 한 청춘의 불안하면서도 희망 넘치는 모습이 담긴 영화다.

 

6. 해롤드와 모드

70년대 아메리칸 뉴시네마 감독 중 가장 자유롭고 광활한 정신 세계를 지녔던 할 애시비는 흥행과는 거리가 먼 감독이었다. 그의 대표작 ‘해롤드와 모드’는 개봉시에 흥행에서 대 참패했지만 오히려 십여 년이 지난 80년대에 ‘컬트 영화’(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영화)로 인기를 끌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해 자살놀이를 즐기던 해롤드(버드 코트)는 우연히 팔순의 모드(후스 고든)를 만나 그녀의 자유로운 삶에 빠져들기 시작하며 함께 동행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영화계의 낭만자객 할 애시비의 자유로운 사상이 반영돼 청춘을 노래한 아름다운 영화다.

 

2016 시네 바캉스 서울

● 기간 : 2016년 7월 28일(목) ~ 8월 28일(일)

● 장소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1층(매표소) / 3층(상영관)

● 홈페이지 : http://www.cinematheque.seoul.kr

● 문의 : 02)741-9782

● 관람료 : 일반 8000원, 단체/청소년/경로/장애인 6000원

관객 회원 6000원 (*심야상영은 별도 요금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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