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스타 양세종이 ‘세상 차단男’에서 ‘직진 사랑男’으로 변신해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 연출 조수원)가 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하반기 주중 드라마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외부와 철저히 차단한 채 자기만의 동굴 안에서 지냈던 무대 디자이너 공우진의 눈에 띄는 변화와 이를 연기하는 양세종의 스펙트럼 넓은 연기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극중 우진은 열일곱에 짝사랑하던 소녀가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해 생긴 트라우마로 서른 살이 된 지금까지 타인과 세상을 차단한 채 살아온 인물이다. 이에 첫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염과 머리카락을 덥수룩하게 길고 털옷을 입은 그의 외모는 마치 바야바나 설인을 연상케 했다. 이어 외모를 정돈한 뒤에도 웃음기 없는 무표정과 무미건조한 말투로 일관하며 세상에 무심한 면모를 보였다.

이후 우연히 엮이게 된 서리(신혜선)의 울분 섞인 진심에 우진은 달라졌다. 자신의 인생에 침투하려 하는 서리에게 차가운 태도로 일관하던 그에게 서리는 “계속 마음도 그렇게 줄이고 사세요”라며 돌직구를 날렸고, 우진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8회에서 우진은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슬며시 열고 따뜻하게 미소 짓는가 하면, 서리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등 차단 해제를 시작하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변화도 잠시, 우진은 서리로 인해 되살아난 과거 기억으로 인해 패닉에 빠졌다. 신경정신과를 찾아가 “무섭습니다. 그 사람하고 가까워질수록. 그 기억이 다시 들춰질까 봐. 또 누군가의 인생에 얽히게 될까 봐. 무섭습니다”라며 오열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특히 우진은 가시 돋친 표정과 말투로 서리를 애써 무시하는 한편, 한밤중 남몰래 눈물짓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나 서리에 대한 우진의 마음은 트라우마를 넘어섰고, 우진은 사랑에 빠진 남자로 변모했다. 서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남자를 견제하며 질투를 쏟아내는가 하면, 갈 곳 없이 서성이는 서리에게 손을 내밀며 “같이 가요, 우리 집에”라며 솔직하게 진심을 전하고, 서리의 일이라면 필사적이 되는 직진 사랑남 면모로 심쿵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한층 밝아지고 다양해진 표정과 유해진 말투 등 차단남 옷을 완벽히 벗어버린 우진의 변화는 시청자들까지 미소 짓게 만들고 있다.

이렇듯 우진은 서리로 인한 ‘이유 있는 변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 18회에서는 우진이 서리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는 모습이 그려졌기에 우진이 또 어떤 변화상으로 안방극장을 찾아올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본팩토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