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금맥이 폭발한 날이었다. 펜싱, 수영, 사격, 조정, 볼링, 사이클 등에서 무려 7개의 금메달이 나오며 선전했다. 종합 순위 역시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지켰다. 

그러나 금메달보다 덜 주목받아도 그 의미는 더 소중할 수 있는 은메달과 동메달 소식들 역시 눈길을 끈다. 또한 인기 종목인 남자축구에서는 북한과 일본의 16강전 승리 소식과 함께, 8강 대진이 모두 완성돼 관심을 모았다.

‘금맥 데이’였던 24일의 기억해야 할 아시안게임 명장면들을 4가지만 꼽아본다.

 

★’청각장애’ 테니스 한국 2위 이덕희, 남자 단식 동메달

 

이덕희(왼쪽)가 24일 준결승에서 패한 뒤 상대 우이빙(중국)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각장애 3급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한국 남자 테니스 2인자로 뛰고 있는 이덕희(세계랭킹 230위)가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덕희는 24일 우이빙(중국, 317위)과의 준결승에서 1대2(3-6, 6-3, 5-7)로 패했다. 그러나 이덕희의 이번 메달은 2006년 도하 대회 때 이형택의 은메달 이후 첫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메달이다. 2014년 인천 대회 때 정현-임용규가 남자 복식에서 따낸 금메달 성과를 잇는 남자 테니스의 메달이라는 점에서도 큰 가치가 있다.

세계랭킹 230위인 이덕희는 비록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정현(23위)에 이어 한국 남자 테니스 선수 중 두 번째로 순위가 높다. 앞으로 순위를 더 높일 계획인 이덕희는 2020년 도쿄올림픽 자력출전을 꿈꾸고 있다.  

 

★박태환 없는 한국 수영…김서영, 한국 신기록으로 ‘金’

 

한국 수영에 8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김서영. 사진=연합뉴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은 ‘노골드’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 박태환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땄으나, 이마저도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박탈당하는 대사건도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금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김서영이 24일 결선에서 2분08초34라는 한국 신기록 겸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따낸 여자 개인혼영 200m 금메달이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개인혼영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아시아의 인어’로 불리던 수영 스타 최윤희의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박태환이 활약했던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들려온 수영 금메달 소식이어서 매우 소중하다. 

 

★북한 남자축구, 방글라데시 꺾고 8강…UAE와 4강행 다툼

 

방글라데시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북한 남자축구 대표팀. 사진=AFP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최고의 인기 종목인 남자축구에서 8강 팀들이 속속 결정되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3차전 승리로 기사회생한 북한이 8강에 진출해 눈길을 끈다. 북한은 24일 방글라데시를 3대1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행을 놓고 다툴 상대는 아랍에미리트 공화국(UAE)이다. UAE는 앞서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2대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 4-3으로 꺾으며 힘겹게 8강에 진출, 북한과 겨루게 됐다.

이로써 남자축구 8강전 대진은 한국-우즈벡, 베트남-시리아, 북한-UAE, 일본-사우디아라비아로 압축됐다. 8강전에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베트남이 시리아에 승리할 경우 한국은 준결승에서 ‘박항서호’ 베트남과 맞붙는다. 결승 상대는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또 북한이 될 가능성도 있다. 

 

★’변방의 파란’ 한국 남자 카바디, 기적의 은메달

 

한국 남자 카바디의 이란과의 결승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 인도를 꺾어 높은 관심을 모았던 한국 남자 카바디는 24일 은메달 소식을 전했다. 한국 남자 카바디 대표팀은 24일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16대26으로 패했다. 2014년 인천 대회 동메달에 이은 이번 은메달은 열악한 한국의 카바디 저변을 생각하면 ‘쾌거’로 불릴 만하다.

2007년에야 대한카바디협회가 설립된 한국에는 카바디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나 한국 남자 카바디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대회 역사상 한 번도 아시안게임 정상을 놓친 적이 없던 인도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도 카바디 강국 파키스탄을 이겨 금메달까지 바라봤으나,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카바디의 종주국 인도는 이번에 금메달을 따낸 이란에 준결승에서 지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돼,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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