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가전과 가구는 이제 ‘일하는 예술’이 되었다.  

유명 거장들의 ‘예술 작품’만으로 공간을 채우는 시대는 지났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고심해 실용적인 기능과 섬세한 감각,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갖춘 가구, 가전을 만들어내면서 우리는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들을 통해 공간을 한층 더 예술적으로 꾸밀 수 있게 됐다. 

존재만으로도 공간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디자이너들의 손에서 탄생한 가구, 가전들은 그런 만큼 ‘이름값’이 높지만, 그럼에도 특유의 유니크함에 첨단의 기능성까지 더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한다. 

 

★과학적 디자인의 정수,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모션베드

 

사진=모션베드 피졸로

“디자인 작품은 박물관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느끼면서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사람 모양의 와인 오프너, ‘안나 G’는 그의 손을 거친 유명한 디자인이다. 이외에도 그는 네덜란드의 그로닝겐 미술관, 히로시마 파라다이스 타워, 알레시 본사 등 건축물 디자인뿐 아니라 스와로브스키, 필립스, 스와치 등의 디자인에도 다수 참가했다.

네오모던 스타일과 현대적인 디자인에 특히 관심을 갖고 오브제, 가구,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대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가 참여한 또 하나의 새로운 영역이 있는데, 브랜딩부터 제품 디자인에 참여한 모션베드 ’피졸로'가 바로 그것이다.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가구 브랜드 '피졸로'는 백설공주에 나오는 일곱 난쟁이에서 모티브를 얻어 현대인의 생활 속 휴식을 강조하며 휴머니즘을 표현한다.

피졸로는 모션의 각도가 변해도 완벽한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계산된 알레산드로 멘디니 디자인의 정수다. 헤드 부분 포인트는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함께 일본 유명 건축가인 쿠마 겐고의 디자인 무늬목이 함께 사용되어 침대의 예술적 가치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우아한 휴식, 하이메 아욘의 '로 체어'

 

사진=프리츠 한센 '로 체어'

“기술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인간의 감각을 가미한 예술품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의 통념을 깨는 기발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스페인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의 말이다. ‘타임’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 100인에 선정될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는 디자이너인 그는 2003년부터 유명 브랜드들과 함께 협업하며 상상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가구들을 만들어 냈다. 

특히 국내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프리츠 한센의 ‘로 체어’, ‘아날로그 테이블’ 등의 가구 디자인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조각같이 정교한 체어, 사이드 테이블은 물론이고 프리츠 한센과 협업한 쿠션과 블랭킷 등으로 하이메 아욘의 디자인은 생활 속 깊숙한 곳까지 자리잡았다.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로 체어’는 ‘우아한 휴식’이라는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다. 천을 팽팽히 당겨 의자를 감싼 뒤 가장자리 부분에만 박음질 처리를 해 군더더기 없이 마무리, 심플한 매력이 돋보이고 하나의 의자에 같은 색상과 다른 질감의 패브릭을 두 가지 사용해 특이한 매력을 발산한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의자를 만들고자 한 하이메 아욘의 ‘로 체어’는 1인 라운지 체어지만 부모가 어린 아이와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섬세한 매력을 발산한다.

★보고 듣는 것이 즐거운 사운드, 데이비드 루이스의 오디오

 

사진=뱅앤올룹슨

엔지니어 피터 뱅과 스벤드 올룹슨이 1925년 창립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은 세계 최초의 무선 오디오를 도입했다. 현재까지도 독자적이며 기술력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며 명품 오디오 시장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이다.

덴마크를 고향으로 하는 뱅앤올룹슨은 오디오의 명가로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새로운 디자인과 최적의 세팅으로 만들어지는 사운드로 사랑받아 왔으며, 디자인에서도 그만큼 특별한 감성을 지녔다.

그리고 뱅앤울룹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이너는 바로 데이비드 루이스다. 1960년대부터 뱅앤울룹슨에서 작업해온 그는 40여년간 회사의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약했다. 뱅앤올룹슨의 이미지와 함께 떠오르는 모든 디자인은 그의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부분의 디자인이 데이비드 루이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는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디한 디자인보다는 클래식한 형태에 독창성과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렇게 그의 손길을 거친 뱅앤올룹슨의 제품들은 디자인과 사운드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그의 유작인 ‘베오사운드8’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 대응하는 도킹 오디오다. 감성 디자인과 사운드 단순한 도킹 오디오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다. 베오사운드8의 뒷면에는 스탠스로 사용하기 위한 다리를 연결하거나 스탠드형 거치대를 연결하는 구멍이 있어 스탠드형, 벽걸이형 두 가지 형태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베오사운드8의 스피커는 앰프 내장형으로 70W의 고출력을 자랑하여 벽걸이로도 사용 충분한 출력을 보장해 주기에 집안 전체를 아우르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켜놓지 않아도 작품, 로낭&에르완 부홀렉의 TV

 

사진=삼성전자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 로낭&에르완 부홀렉 형제는 가구만 만든 것이 아니다. 타일, 커튼, 유리 공예 등의 리빙 제품에서부터 가전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폭 넓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들이 한국에서 유명한 이유는 무엇보다 삼성전자 ‘세리프 TV’의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가전제품의 이미지를 깨고 나무 소재를 주변과 부드럽게 어울리는 외형으로 만든 세리프 TV는 보고 싶지 않을 때 ‘커튼 모드’를 적용해 TV를 쉽게 사용자와 차단할 수 있게 만든 기능도 돋보인다. 

2016년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된 삼성 세리프 TV는 심플한 사각 프레임에 북유럽 가구처럼 디자인된 긴 다리 네 개가 달려 있다. 옆에서 보면 글씨체의 일종인 ‘세리프’의 I 자형처럼 보인다. 다리는 탈부착이 가능해 TV만 따로 떼어 선반이나 장에 올려둘 수도 있다. 

이 TV는 후속작 출시를 앞두고 현재는 단종된 상태이지만, 그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 뒤늦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은 제품이기도 하다. 단종 뒤 일부 온라인 시장에서는 출고가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에 판매 가격이 형성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후속작 역시 부홀렉 형제가 디자인을 맡아, ‘세리프 TV’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디자인 TV’의 세계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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