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맞아 극장가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탄탄한 작품성과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흥행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부산행'은 24일 119만5387명이 관람해 누적 관객수 531만 5602명을 찍었다. 역대 최단 기간 500만 돌파 기록이다. 이 기세라면 천만클럽 가입은 시간 문제고, 역대 최고 흥행작인 ‘명량’(2014)의 1761만5057명 기록마저 넘보고 있다. 개봉 5일만에 ‘부산행’이 통과한 대기록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진출처=NEW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부산행’은 개봉과 동시에 역대급 오프닝 스코어를 과시하며 흥행 신호탄을 쐈다. 7월20일 개봉 당일에만 무려 87만2232명의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괴물’(2006)이 갖고 있던 재난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39만5951명)는 물론 지난 4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가 작성했던 국내 박스오피스 사상 최고 오프닝 기록 72만7901명을 가뿐히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지난 5월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해외 유력 매체들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의 신뢰도를 높였고, 개봉 전 15~17일 진행된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관람한 55만명의 관객이 퍼뜨린 입소문이 '부산행'의 초반 흥행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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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최다 관객수 기록 경신

‘부산행’의 흥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량’이 지난 2014년 8월 3일에 세운 역대 일일 최다 관객수 기록 125만7380명을 가뿐히 경신했다. 개봉 4일차인 23일에 128만942명을 동원하며 또 하나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명량’의 흥행 신화가 2년 만에 깨졌다.

2014년 ‘명량’이 흥행할 당시엔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강력한 경쟁작이 있던데 반해 ‘부산행’은 아직 마땅한 경쟁작이 나타나지 않아 관객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또한 좀비 스펙터클로 여름 취향을 저격하며 더위 탈출을 원하는 관객들을 긁어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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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기간 500만 관객 돌파

지금까지 역대 최단기간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도 역시 ‘명량’이었다. 개봉 6일차인 2014년 8월4일에만 99만22명의 관객을 모으며 575만7639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록 역시 ‘부산행’에 의해 새로 쓰였다. 개봉 4일까지 412만217명을 모았던 ‘부산행’은 개봉 5일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역대 최단기간 400만 돌파 기록을 쓴지 하루 만에 이룬 쾌거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상반기 극심한 춘궁기를 겪었던 극장체인은 개봉 첫날부터 ‘부산행’에 막대한 스크린을 몰아줬다. 이 영화의 오프닝 스크린수는 1567개로 ‘검사외전’(1268개), ‘암살’(1264개), ‘명량’(1159개)을 넘어섰다.

하지만 단순히 흥행을 위한 '스크린 몰아주기'는 아니다. 상영관이 많은 만큼 관객들 반응도 뜨겁다. 개봉 첫 날 좌석점유율 52.3%를 기록한데 이어 꾸준히 최소 38% 최대 67%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일각의 '스크린 몰아주기' 논란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

 

흥행 질주 고비가 될 7월 마지막주

하지만 ‘부산행’의 천만을 속단하긴 이르다. 아직 넘어야 할 다양한 장벽과 변수들이 존재한다. 과거 역대급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이하 개봉일 72만명), ‘군도: 민란의 시대’(55만명), ‘트랜스포머3’(54만명) 등은 개초반 기세가 무색하게도 끝내 천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대로 ‘변호인’(23만명), ‘국제시장’(18만명)은 비교적 적은 오프닝 스코어로 시작해 천만영화가 된 케이스다. 실제 흥행작들의 천만 도달 기간은 대개 개봉 후 22~29일 정도다. 초반 반짝 흥행보다 최소 3주간 낙폭 없이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부산행’ 흥행 트랙에는 당장 다음주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과 ‘제이슨 본’(감독 폴 그린그래스)이 버티고 있으며, 2주차에는 ‘수어사이드 스쿼드’(감독 데이비드 에이어)와도 경합을 벌여야 한다. 특히 극장체인을 갖지 못한 NEW로서는 CJ E&M이 배급하는 ‘인천상륙작전’과 스크린 확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과연 이런 악조건을 뚫고 ‘부산행’의 흥행 질주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영화팬들의 관심이 온통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향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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