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개봉한 '겨울나그네 '입니다. 당시 엄청난 흥행을 했던 영화이죠 요즘으로 치면 천만관객정도?

 

한여름에 겨울나그네라...

 

이 영화에 대해서 조금 설명하면, 제목은 슈베르트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주인공 민우가 같은 대학을 다니는 선배 현태의 '사랑의 메신저' 활약으로 다혜를 우연히 만나 사랑이 싹트죠. 그러나 풋풋한 사랑도 잠시 민우의 인생은 계속 꼬여만 가는데요. 자신의 생모를 찾고자 하는 민우가 이태원 살롱의 마담 로라에게서 생모에 대한 과거를 듣고, 자신의 어머니가 술집여자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맙니다.

 

여기에 더해 병원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폭행하던 빚쟁이에게 보복을 하다가 쫓기는 신세가 되질 않나, 집행유예로 나와보니 배다른 형이 가족을 모두 데리고 이민을 가고, 심지어 학교에서는 짤리고 말죠.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태원 마담 로라의 살롱에 기거 하며 범죄의 길에 들어서며 밀수, 밀거래를 하는 것뿐. 그러던 중 살롱 아가씨 제니는 유혹을 거부하는 민우 앞에서 손목을 그어 자해를 하질 않나, 하는 수 없이 보낸 하룻밤에 임신까지 합니다.

이런 밑바닥 인생 민우는 밀거래 하다 상대 조직원을 칼로 찌르고 또다시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결말에서 선배 현태는 “다시 인생을 시작하게 다혜를 만나게 해달라”는 민우의 부탁을 외면하고 자신이 다혜와 결혼을 하지요. 그 슬픔에 술에 쩔어 사는 민우는 밀거래 현장을 덮친 경찰들의 포위망에 결국 쌓인 석유 드럼통을 들이받고 화염 속에 생을 마감 합니다. 제니는 미국으로 떠나고 남겨진 민우의 아이를 다혜와 현태가 데리고 가죠. 민우의 묘비에 쌓인 눈을 다혜가 쓸어내며 눈물을 흘리고 영화 내내 흐르던 첼로 선율이 다시 흐르며 끝납니다.

 

너무 순수한 이야기라 요즘 기준엔 청승맞고 신파조 같지요. 기왕 발들여 논거 민우가 암흑가의 두목이 되고, 다혜를 가로챈 현태를 응징하고, 올림푸스 살롱을 특급 관광호텔로 개발해 제니한테 주고, 다혜와 재회하고, 도망 추적 장면에선 록음악도 좀 나오고, 힙합도 나오고...

 

민우가 안타까워 결말을 임의대로 바꿔봤습니다.

 

이 영화는 OST를 적절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등장 인물의 심리를 잘 반영했죠.

특히 제니가 민우를 유혹할 때 Supertramp의 ‘Don't leave me now’ 가 나옵니다.

민우가 자살로 생을 마감 할 때 고뇌하는 장면에선 Demis roussos 의 ‘Follow me’를 썼습니다. 감상해보죠, 그 시절엔 이런 정서의 음악이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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