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예고편? 포스터?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 독특한 영화 제목도 중요하다.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목록에서 뇌세포를 자극하는 제목의 영화를 골라봤다.

 

일본패망하루전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진 일본은 연합군으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요구 받는다. 하지만 항복 반대를 주장하는 군부의 압력에 일본내각은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다. 8월14일 정오, 일왕의 항복 선언이 결정됐지만 내부에서 종전을 서두르는 무리와 항복 선언을 막으려는 무리간 충돌이 발생하고 마는데...

‘일본패망하루전’(감독 하라다 마사토)은 종전 24시간 동안 일본 내각의 충돌과 일왕 및 군부세력의 심리적 감정선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그려냈다. 일본이 전 세계에 저지른 만행의 끝이 비참한 몰락으로 증명됨을 밝힌다. 2006년 ‘일본침몰’이란 자극적 제목의 영화가 1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은 전력이 있었기에 이번 신작의 흥행에도 관심이 쏠린다. 러닝타임 2시간16분. 12세 관람가. 8월11일 개봉.

 

올레

먹여 살릴 처자식이 없어 명퇴 1순위에 오른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13년째 사법고시 패스 임박 수탁(박희순), 겉만 멀쩡한 방송국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모조리 다 때려 치고 싶은 지금 이 순간! 세 남자는 빨간 스포츠카, 자연산 다금바리, 럭셔리 호텔을 ‘꿈’꾸며 제주도로 출발하는데... 인생의 쉼표가 필요할 때 제주도에서 뜻밖의 일탈이 시작된다.

‘올레’라는 제목에 IPTV 광고 영화냐고 오해하는 관객도 많지만 ‘댓츠 노노’. 제주도 방언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뜻하는 제목 ‘올레’(감독 채두병)는 제 갈 길을 잃어버려 방황하는 남자들이 좌충우돌 여행을 통해 힐링을 얻어가는 스토리를 담았다. 거기에 제주만의 멋스런 풍광과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 세 명품 배우가 담아낼 케미도 관심 포인트! 15세 관람가. 8월25일 개봉.

 

세일러복과 기관총-졸업

야쿠자 조직 송사리파의 리더인 18세 여고생 이즈미(하시모토 칸나)는 조직원이 4명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라이벌 조직 하마구치에게 패한 후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학교에 ‘쿠키’라는 신종 마약이 등장하자 그 배후로 하마구치를 지목하고, 분노를 참지 못해 기관총을 든다. 한편 경찰들은 ‘쿠키’를 계기로 야쿠자 소탕 작전을 세우는데...

일본 여고생의 상징인 '세일러복'과 탄탄한 근육질 군인의 상징인 '기관총'이 언발란스한 만남을 이뤘다. ‘세일러복과 기관총-졸업’(감독 마에다 코지)은 ‘천년에 한 번 나오는 아이돌’로 불리는 '1등 미녀' 하시모토 칸나가 주연을 맡았다. 귀여운 얼굴에 기관총을 들고 선 그녀는 남성 팬들 심장에 사랑의 총알을 때려 박는다. 러닝타임 1시간58분. 청소년 관람불가. 8월 개봉.

 

시발, 놈: 인류의 시작

‘시발, 놈: 인류의 시작’(감독 백승기)은 ‘일이 처음으로 시작된다’는 뜻의 ‘시발(始發)’과 ‘사람’의 옛말인 ‘놈’의 합성어로 지금껏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제목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 작품만의 대담함과 발칙함을 보여준다. 인류가 존재하지 않았던 4만 년 전, 최초의 인류에 대한 궁금증과 고민을 다양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코믹하게 담아냈다.

영화를 연출한 백승기 감독은 앞서 데뷔작 ‘숫호구’로 201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후지필름 이터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작품 역시 BIFAN에 공식 초청되며 자타공인 ‘부천의 총아’로 발돋움했다. 이 작품의 심상치 않은 제목이 과연 관객들에게 부담이 아닌 유머로 다가올지가 흥행 관전 포인트다. 러닝타임 1시간11분. 8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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