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막을 올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2일 폐회식을 끝으로 16일 간의 대단원을 마무리했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이 빛나며 국민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다수 확인돼 입가에 씁쓸함을 남겼다.

  

‣ 한국, 24년 만에 일본에 밀리며 종합 3위...효자종목‧기초종목 약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 49개 은 58개 동 70개 종합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98 방콕 대회 이후 6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일본(금 75 은 56 동 74)에 금메달 26개, 총 메달수는 28개 뒤지며 종합 3위로 마무리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준 건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고, 금메달을 50개 이하로 획득한 것은 1982 뉴델리 대회(금 28개) 이후 36년 만이다

465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던 이번 대회는 439개였던 4년 전 인천 대회보다 26개가 늘어났다. 당초 한국은 금메달 65개 이상을 내다봤지만 대회 초반 메달 레이스에서 힘을 쓰지 못하면서 도리어 2014년 인천 대회(금 79 은 70 동 79)에 비해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효자 종목의 부진이 아쉬웠다. 특히 세계 최강 양궁은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2014 인천 대회에서 한국 양궁은 금 5개·은 3개·동 1개를 따냈는데 이번 대회에선 금 4개·은 3개·동 1개로 마쳤다. 인천 대회에서 금 8개·은 11개·동 8개를 기록했던 사격도 금 3개·은 4개·동 5개로 부진했다.

한국이 '효자종목' 사격, 양궁 등에서 금메달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일본과의 격차가 벌어진 원인은 기초종목이다. 한국은 육상과 수영에 걸린 각각 48개, 41개의 금메달 중 하나씩만 가져오는 데 그쳤다. 반면 일본은 육상 6개, 수영 19개 등 금메달 25개를 휩쓸었다. 이에 엘리트 체육에만 치중돼 있던 기존 체육 육성 정책을 생활 체육 쪽으로 바꿔야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 남북 단일팀, 종합스포츠대회서 첫 메달...팀 코리아의 감동

이번 아시안게임은 남북 단일팀의 감동을 국민들 가슴 속에 새기는 대회였다. 남북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에 이어 종합스포츠대회 사상 두 번째로 단일팀을 구성했다. 카누, 조정, 여자농구 3종목에서 다시 힘을 합친 남북은 첫 금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지난 7월 29일부터 동고동락하며 호흡을 맞춘 남북 단일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라는 값진 결과물을 얻어냈다. 첫 메달은 카누 용선 남북 단일팀이 쐈다. 지난 8월25일 여자 200m 결선에서 56초 851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북 단일팀이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합작한 첫 메달이었다.

 

그 다음 날 카누 드래곤보트 단일팀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종합스포츠대회 시상식에서 한반도기가 가장 높은 곳에 걸린 건 처음이었다.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남북 선수들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남자 용선 1000m에 출전한 남북 단일팀이 3등에 이름을 올리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농구 단일팀은 결승에서 중국에 아쉽게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강 중국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북측 로숙영과 남측 박지수의 호흡은 눈길을 끌었다.

남북 단일팀의 눈은 이제 2020 도쿄 올림픽을 향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남북 단일팀의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 정부는 북측에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과연 아시안게임의 감동이 올림픽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아쉬움 多...미흡한 운영 탓에 허점만발 대회

많은 감동을 남긴 대회였지만, 대회 측의 미흡한 운영 탓에 다소 빛이 바랬다. 한두 경기가 아니었다. 펜싱 경기 중에는 정전, 태권도 경기 중에는 전자호구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통을 터뜨린 일은 바로 ‘사격황제’ 진종오의 경기였다.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연습사격 때 모니터에 탄착이 보이지 않는다고 항의했지만 심판은 경기를 속행시켰다. 결국 그는 시험사격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경기에 들어갔고 아시안게임 개인전 통산 첫 금메달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납득할 수 없는 판정도 잇따랐다. 특히 한국 유도대표팀은 혼성 단체전 일본과 8강전에서 지도승을 한판승으로 해석한 심판위원회의 해석으로 어이없게 패하고 말았다. 남자 73kg급 안창림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눈물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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