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의 ‘본’은 더욱 강력해진 첩보액션과 짙어진 음영으로 돌아왔다.

27일 개봉한 ‘제이슨 본’(폴 그린그래스)은 ‘본 아이덴티티’(2002) 이후 14년에 걸친 CIA 소속 비밀 암살요원 제이슨 본의 자아 찾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간 시리즈 통해 선보였던 해외 로케이션과 액션에는 방점을 찍는다. 뉴욕 허드슨강으로 추락한 뒤 모든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또 다른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되고 마침내 CIA 앞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기대에 부응하듯 튀어나온 명불허전 장면 5개를 모았다. 

 

■ 혼란스러운 아테네 시위현장 추격장면

 

이번엔 아테네다. 디폴트 사태 이후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신티그마 광장에는 연일 시위가 벌어진다. 의회 앞 광장에선 EU의 일원으로 남을 것을 촉구하는 채권단 개혁안 지지 집회 등이 격렬하게 열리곤 했다. 구호와 화염병이 난무하는 시위현장에서 이뤄지는 추격 장면과 오토바이를 탄 채 이면골목을 곡예하듯 질주하는 본-니키(줄리아 스타일스), 이들을 향해 총구를 겨냥하는 CIA 암살자(뱅상 카셀)의 저격 장면이 심박지수를 높인다.

 

■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카 레이싱

 

‘본’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 추격장면이다. 거의 육탄전에 가깝다. ‘제이슨 본’에서는 라스베이거스를 무대로 펼쳐진다. 특수기동대 차량을 탈취한 킬러와 그를 좇는 본의 자동차는 불야성을 이룬 카지노와 대형 호텔이 즐비한 라스베이거스 대로를 배경으로 이뤄진다. 수십대의 차량을 탱크처럼 밀어붙이는 킬러의 질주본능, 지능 플레이로 카 레이싱을 벌이는 본의 숨 막히는 대결이 압권이다.

 

■ 소셜미디어 세상의 정보전쟁

 

정보 수집을 통해 개개인의 일상을 감시 통제하는 게 가능하진 소셜미디어 시대에 돌아온 ‘제이슨 본’은 이를 영리하게 반영한다. 이제까지 영화가 인간병기 양성 프로그램 ‘트레드 스톤’의 실체를 파헤쳐왔다면, 이번에는 개인정보 수집 및 감시 통제를 핵심으로 한 ‘아이언 핸드’ 프로젝트와 전면전을 벌인다. 신종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CIA 국장 로버트 듀이(토미 리 존스)와 전 세계인의 정보를 파악 통제할 수 있는 어플 개발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최대 IT기업 딥드림 CEO 애론(리즈 아메드), CIA 사이버팀장 헤더 리(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일그러진 얼굴과 총성 없는 전쟁은 생생하다.

 

■ 새롭게 등장한 가슴뭉클 부성애

새로운 스토리텔링도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기억의 한 조각. 바로 아버지다. 바그다드 야외 카페에서 긴밀한 대화를 나눈 뒤 떠나던 아버지 리처드 웹이 현장에서 폭사하는 흐릿한 기억은 본(본명 데이비드 웹)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 내용은, 아버지의 복잡한 표정의 이유는, 폭사 현장을 지켜본 뒤 재빠르게 떠나던 차량 안의 인물은...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의문이 모두 해결된다. '트레드 스톤'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던 아버지의 부성애, 아버지에 대한 데이비드의 뭉클한 사랑이 영화 후반부를 장식한다.

 

■ 생활도구 활용 액션

'본' 시리즈가 액션장르의 흐름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은 요인 중 하나는 예상을 뛰어넘어 생활도구를 활용한 사물액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CIA 킬러요원을 상대로 과시한 볼펜을 활용한 액션(본 아이덴티티), 잡지를 돌돌 말아 예리한 칼에 맞선 액션(본 슈프리머시), 수건을 이용한 화장실 혈투(본 얼티메이텀) 등 '본' 시리즈의 시그니처 액션은 늘 관객을 열광시켰다. 신작에서도 전편 못지 않은 주목할 만한 액션이 등장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