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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와 소녀시대, 2세대 아이돌이 펼치는 두 개의 싸움

2007년 'Irony'와 '다시 만난 세계'로 시작해 1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소녀시대는 5인 체제로 소녀시대-Oh!GG(이하 소녀시대 오지지)라는 새 유닛을 꾸렸으며 선미는 자립에 성공해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타이틀 곡 활동이다.

다사다난한 연예계에서 흔들림을 극복하고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으니 두 팀 다 그 공력이 대단하다 할 것이다. 2세대 아이돌 중 가장 성공한 여성 아이돌들이 다시 만났다. 두 아티스트가 보일 경쟁에 케이팝 팬들은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스포트라이트가 눈부시다. 같은 레이스 위에 서게 된 소녀시대 오지지와 선미, 그러나 둘의 목표는 각자 다르다.

 

소녀시대 싱글 1집 '다시 만난 세계' 앨범 커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는 9인조로 데뷔했으나 지난 2014년 제시카가 그룹을 나가고 10주년 이후 티파니, 수영, 서현이 소속사를 이적하며 현재는 5명(태연, 써니, 효연, 유리, 윤아)이 남은 형국이다. 5인조로도 소녀시대라는 이름의 무게를 지키는 것이 이번 활동의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소녀시대의 궤적은 '한국에서 걸그룹으로 살아남기' 백과사전과 다름없다. 데뷔 이후 음반 활동에 큰 실패 없이 지금까지 가요계를 걸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한 꺼풀만 벗기면 소녀시대의 역사가 곧 한국에서 걸그룹이 겪어야 하는 온갖 풍파를 대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녀시대-Oh!GG의 싱글 1집 '몰랐니 (Lil' Touch)'의 티저 이미지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합성 누드 사진 유포, 멤버들의 실명으로 쓰인 포르노 소설, 성추행 피해, 남자 연예인과의 열애설만으로도 받는 수천수만 개의 악플 등은 그들이 연예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성이었기에 겪은 일들이었다. 걸그룹은 어떤 일이 있어도 무대에서 웃으면서 노래해야 하는 존재다. 아름답게 서 있으면 찬사를 받지만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면 누구보다 쉽게 논란이라는 심판대에 오른다.

SM엔터테인먼트에 5명만 남게 됐을 때, 소녀시대라는 이름으로 앨범이 또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멤버 대부분이 각자 가수로 또 배우로 솔로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소녀시대 오지지는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라는 구호를 들고 결국, 어떻게든 돌아왔다. 새로운 출발선 앞에서 이들은 소녀시대라는 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11년의 싸움에도 다음으로 나아가는 힘이 그들 안에 있다.

 

원더걸스 싱글 1집 'The Wonder Begins' 앨범 커버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가 지키는 싸움을 한다면 선미는 떠나는 싸움을 한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원더걸스는 2000년대 한국을 뒤집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소녀들'이었다. 'Tell Me', 'So Hot', 'Nobody' 3연속 히트로 원톱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때 JYP의 수장 박진영은 원더걸스를 미국으로 보내는 도박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 도박은 득보다 실이 컸다.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이렇다 할 뚜렷한 성적을 얻지 못했으며 국내에서 다진 기반조차 크게 잃었다.

귀국한 원더걸스는 '2 Different Tears'와 'Be MY Baby', 'Like This'로 재기를 노렸다. 실패라곤 할 수 없었지만 대중은 여전히 미국 활동 이전의 원더걸스와 이후의 원더걸스가 가진 파급력을 비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 몇 년의 공백기, 리더 선예의 결혼, 선미의 솔로 활동, 소희의 탈퇴. 존폐의 기로에서 원더걸스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모두의 예상을 물리치고 원더걸스는 4인조로서 'I Feel You', 'Why So Lonely'로 제2막을 열었다. 후기에는 박진영의 색이 아닌 그들 자신의 색으로 앨범을 만들어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다.

 

선미 미니 2집 'WARNING' 이미지 (사진=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사이 선미는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로 섹시한 스타일의 솔로 여가수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활동을 차근차근 쌓았다. 4인조 활동도 나름의 성공을 거둔 가운데, 선미는 JYP에서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다. 이는 자신을 키운 울타리를 스스로 벗어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 없었다. 안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새는 알을 스스로 깨야 날갯짓을 할 수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선미는 알에서 나와 세 번째 비상을 꿈꾼다.

사실 선미는 솔로 데뷔 이전에 기대보다 우려를 더 많이 받았다. 원더걸스 멤버 시절 가창력이나 댄스로 크게 주목은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중은 그가 훌륭한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대중의 이같은 반응에 더해 미국 활동이라는 모험에 대한 실패의 경험까지 있었다. 그러나 그는 떠나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선미는 5연타 히트에 도전한다. JYP를 나간 이후로도 '가시나'와 '주인공'을 보란 듯이 유행곡으로 만들었다.

 

왼쪽 선미 미니 2집 'WARNING' 이미지 (사진=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른쪽 소녀시대-Oh!GG의 싱글 1집 '몰랐니 (Lil' Touch)'의 티저 이미지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 라이벌이자 동료로서 두 팀의 만남은 케이팝 팬들에게 있어 애틋하다. 두 아티스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각자의 싸움이 한 곳에서 만났다. 가요계는 소녀시대 오지지와 선미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싸움은 대결이 아닌 극복이다. 진짜 싸움은 음원 순위와 음반 판매량에 있지 않다. 소녀시대 오지지가 소녀시대라는 이름을 지키길, 선미가 알을 떠난 세 번째 여정을 탈 없이 완료하길, 그리하여 두 개의 승리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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