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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물괴' 김명민, '연기본좌'의 끝없는 욕심 그리고 도전

본인은 그다지 좋아하는 별명은 아니라고 늘 밝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만큼 ‘연기 본좌’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언제나 빈틈없는 연기로 팬들을 놀라게 하는 김명민(46)이 ‘물괴’(감독 허종호)로 국내 최초 크리처 액션 사극에 도전했다.

 


김명민은 ‘물괴’ 속 전 내금위장으로 조선 최고의 무예를 자랑하는 윤겸 역을 맡아 물괴의 뒤를 쫓는다. ‘불멸의 이순신’ 속 이순신 같은 충직함, ‘파괴된 사나이’ 속 강렬한 포스, ‘조선 명탐정’ 속 예측불허의 위트까지 가득 담겨 배우 김명민의 진면목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물괴’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명민을 만났다. 앞서 매 작품 선보일 때마다 조금씩 욕심을 비춰왔던 그였기에 이번 ‘물괴’에선 어떤 욕심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조금의 고민도 없이 그의 입에선 “액션”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물괴’를 보시면 왜 제가 액션배우인지를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제 몸엔 무술인의 열정이 흐르고 있죠.(웃음) 대역도 거의 없이 했어요. 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산에서 성한(김인권)과 같이 착호갑사들을 때려눕히는 농기구 액션신이에요. 무려 2분짜리 롱테이크인데, 합 맞추려고 오만 고생 다했죠. 굉장히 힘들지만 그런 장면을 만들어 내면 배우는 참 짜릿해요. 그 어려운 걸 바로 제가 해냈습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격한 액션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테지만, 김명민은 “아직은 체력에 자신있다”며 어떤 연기든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굳이 장르를 구분지어서 어떤 것은 하고 싶고, 뭐는 싫고 그러지는 않아요. 약삭빠르지 못한 건지 이미지를 별로 신경 쓰질 않거든요. 대본을 보고 재밌으면 한다고 하는데, 막상 한다고 도장 찍었다가 시나리오 다시 보면 개고생 할 것들이 보여요.(웃음) 때는 늦은 거죠 뭐. 하지만 그 눈에 보이는 힘듦 때문에 처음의 감동을 저버리진 못하는 거 같아요.”

 


물론 보람되고 즐거운 촬영이었지만, 김명민에게 ‘물괴’ 현장은 꽤나 곤혹스러웠다. 블루스크린 앞에서 실체가 없는 물괴와 싸우는 시늉을 해야 하는 건 아무리 연기에 도가 튼 김명민이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잠시 촬영 현장을 회상하더니 살며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상대 배우가 없다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액션이라는 게 호흡을 주고 받아야하는 건데 말이죠. 영화를 보면 제가 물괴보다도 연기를 더 못했어요. 가장 어려웠던 건 물괴를 첫 대면하는 신이었는데, 저랑 (김)인권이, (이)혜리, (최)우식이 네 명이서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보면서도 똑같은 걸 보는 듯 연기를 해야 했어요. 넷이 생각하는 물괴의 형상이 일치해야만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인 거죠. 그때는 물괴 모습을 저희도 모르던 때라, 연기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어요. 조금 더 공포스럽고 혐오스럽게 했어야 했는데...”

김명민은 이렇게 힘들 줄은 “이미 출연 결정을 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충분히 편한 역할을 선택할 만한 위치에 올라 있는 그이기에 왜 이 작품에 출연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피어올랐다. 이에 그는 상상치 못했던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우선 수백 명의 스태프들이 함께 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라는 데에서 이 작품을 고르게 됐어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어간 크리처 무비, 이것을 한국 최초로 액션 사극에 접목 시켰다는 게 제 도전욕구를 자극했어요. 이 작품이 성공한다면, 아니 설령 실패하더라도 시도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거죠. 이렇게 새로운 장르가 하나하나씩 개척이 돼야 앞으로 한국 영화 시장이 더 관객분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가 촬영 현장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그러한 도전의식도 있었지만, 함께 한 동료 배우들의 힘도 컸다. 영화 내내 붙어다니는 오른팔 성한 역의 김인권, 딸 윤명 역의 이혜리, 왕명을 전하러 온 무관 허 선전관 역의 최우식까지 네 인물의 케미스트리가 현장은 물론 작품의 질도 업그레이드 시킨다.

“한 배를 타면 식구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연기로 서로 잡아먹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연기는 얼마나 잘 맞춰주느냐로 판가름 나는 것 같아요. 상대가 살면 저도 사는 거죠. 감정의 소통이 꼭 필요해요. 그런 점에서 우리 네 사람은 정말 잘 했어요. 물론 모두 크리처 액션은 처음이라 관객분들에겐 아쉽게 다가갔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 모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찍었으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해요.(웃음)”

특히 김명민은 극 중 딸로 등장하는 혜리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혜리랑 연기를 할 때 연기를 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돼있다고 생각했어요. 너무나 잘 따라와줬고 한 마디를 하면 찰떡 같이 알아듣더라고요. 센스가 있어요. 물론 배우는 결과로 보이기 때문에, 대중들은 그런 부분을 잘 모르실 거예요. 하지만 ‘물괴’를 통해 많은 분들이 분명 혜리가 배우로서 좋게 평가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잘 해줬어요.”

 


과거 김명민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듯 연기한다는 평을 받곤 했다. 연기력은 최고지만 늘 감정적으로 위태로운 역할을 맡았고, ‘내 사랑 내 곁에’ ‘페이스 메이커’ 등에선 극단적으로 살을 빼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덕에 ‘본좌’라는 칭호를 얻었지만 말이다. 과연 김명민이 생각하는 배우의 몫은 무엇일까.

“예전엔 제 배우로서 삶의 방점이 ‘메신저의 역할을 충실히 하자’였어요. ‘내 사랑 내 곁에’ 때 루게릭 환자를 연기하면서 조사를 많이 했거든요. 당시 환우 분들이 ‘루게릭을 제대로 알려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진짜 배우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영화가 품고 있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해 주는 것. 저는 그것에 늘 충실하려고 노력해요.”

마지막으로 김명민에게 추석 시즌, ‘물괴’뿐 아니라 ‘안시성’ ‘명당’ 등 대형 사극들과 경쟁하는 게 부담되지는 않는지 물었다.

“왜 이상하게 걱정이 안 되죠?(웃음) 추석이 워낙 대작에 몰리는 시즌이잖아요. 많은 관객분들이 고민하실 텐데, 사실 세 작품이 사극만 똑같고 세부적인 장르가 달라요. 굳이 한 편만 보실 생각보단, 세 편 다 즐기신다는 마음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마 다 재밌을 거예요. 그 중에서 가장 재밌는 작품인 ‘물괴’는 두 번 봐주시면 됩니다.”

 

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롯데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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