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진이 SBS 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연출 민영혼, 이정훈/극본 박진우/이하 ‘미스 마’)으로 19년 만에 국내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바쁜 해외스케줄 중에서도 드문드문 국내 영화에 임해왔던 것과 달리, 드라마로 국내 작품을 선택한 건 오랜만인지라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드라마 ‘미스 마’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미스 마플’을 원작으로 한다. 이미 영국에서도 드라마로 한 차례 각색된 바가 있을만큼 촘촘한 서사가 얽혀있는 작품이다.
 

한국형 ‘미스 마플’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마지원(김윤진 분)의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마지원은 중소기업의 외동딸로 태어나 아무 것도 부러울 게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던 마지원은 9년 전 딸이 실종 후 살해된 채 발견되며 범인으로 지목되고 감호소에 갇혀 지내게 된다. 그러던 중 스스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감호소를 탈출한다.

19년 만에 국내 드라마에 임하며 김윤진은 “정말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치게 된다. 하루에 20신 찍는 건 상상도 못했다. 근데 정말 빠르게 잘 진행해주신다. 현장 나갈때마다 스케줄표 보고 ‘이걸 어떻게 찍어’ 하는데 다 찍더라. 10년 조금 넘게 미국 드라마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많이 찍어봐야 하루에 9신을 찍었다. 우리나라 스태프, 배우이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한국 드라마 첫 출연이 아니지만 긴 시간의 간극만큼 현장은 상경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김윤진을 끌어달긴 ‘미스 마’의 힘은 무엇일까. 김윤진은 대본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대본을 처음에 4회분까지 받아봤는데 정말 단숨에 읽었다”라며 “”미스 마플’이 인간에 대한 통찰과 이해를 기본으로하는 원조 걸크러시같은 캐릭터라면 ‘미스 마’는 전사를 집어넣고 한국화 시키면서 훨씬 미스 마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고, 시청자 분들도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미스 마, 복수의 여신' 속 김윤진의 모습

‘미스 마’를 선택하며 개인적인 욕심도 작용했다. 김윤진은 “10년 조금 넘게 미국 드라마와 한국 영화 위주로 활동을 했는데 대한민국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TV작품으로서는 대표작이 없다는게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좋은 반응을 얻어서 ‘미스 마’가 김윤진의 TV대표작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미 ‘로스트’, ‘미스트리스’ 등 굵직한 작품에 임해온 그녀에게 한국 드라마 현장은 어떻게 체감됐을지 물었다. 김윤진은 “환경이 정말 많이 다르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12시간 제도가 있고 주말에는 꼭 쉰다. 일주일에 4일 정도 촬영을 하고 나머지는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미스 마’ 촬영을 시작하고나서 빨래를 돌려본 적이 없다. 거기서 큰 차이를 느낀다. 다행히 남편이 외조를 잘 해주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개인적으로 스릴러를 좋아한다는 김윤진은 자신의 뚜렷한 작품 선정 기준을 오직 하나, 대본이라고 꼽았다. 그는 “영화라면 ‘이 작품을 영화관 가서 소중한 내 돈을 주고 볼까 안볼까’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드라마라면 ‘내 소중한 한시간, 두 시간을 할애하면서 이 드라마를 볼까’ 생각한다. ‘미스 마’ 대본을 받았을 때 나는 볼 거 같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능동적인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 여자 주인공도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데 굳이 남자 주인공이 해줄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마진원의 주변인물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정웅인이 맡은 한태규 형사는 마진원을 살인범으로 지목한 인물이자, 일그러진 사건을 바로잡기 위해 후일에 그녀에게 힘을 보태는 인물이다. 최광제가 맡은 사채업자 고말구와 고성희가 연기하는 서은지는 마진원의 오른팔과 왼팔을 도맡아 사건을 파헤치는데 일조한다. 이 외에도 신스틸러 명계남 등의 출연이 언급됐다.

많은 배우들의 롤모델로 손꼽히는 김윤진에게도 워너비가 있을까. 김윤진은 “TV드라마를 하다보니까 한번에 오케이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더라. 이 빠른 속도에 TV 출연 배우들이 감정을 잡고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니 TV 연기를 잘하는 분들 모두가 제 롤모델이 돼버렸다”라며 “빠른 진행 안에서 그 정도의 퀄리티 있는 화면과 연기를 볼 수 있다니 놀라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던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말에는 “감사하게도 활동하면서 TV드라마 대본 제의는 꾸준히 받았다. 근데 미국에서 활동을 하다보니까 스케줄상의 문제로 힘들었다. 영화는 제 스케줄이 맞춰주는 상황이 되면 출연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윤진은 ‘미스 마’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대해 “마진원이 반복적으로 하는 대사인데 ‘인간은 이기적이고 추악하다’라는 부분이 있다. ‘미스 마플’에서도 나오는 대사다. 미스마가 자기 경험, 자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해결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이을 거 같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사람이 억울한 상황을 겪고나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기대해달라. 원작보다 조금 더 따뜻한 정서를 보실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사진=SBS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