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주말을 합쳐 5일간의 제법 긴 연휴가 있는 만큼, 하루나 이틀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여가를 즐기며 재충전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이 ‘여가’를 둘러싸고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1년에 몇 번 가기 힘든 특급호텔에서의 ‘호캉스’도 가능하고,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벗하는 ‘홈캉스’도 좋다.

 

남산골 야시장. 사진=남산골 한옥마을

 

하지만 어딘가로 떠나고는 싶은데 장거리 여행이나 호텔은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다면, 가깝다는 이유로 일부러 찾아갈 생각을 하지 않던 서울 시내 명소에 관심을 돌려볼 수 있다. ‘여기는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잖아’라는 생각을 버려야 실제로 이곳들에 가게 된다. 

 

#4대 고궁-종묘 무료 투어 ‘정기휴무일도 개방’

 

 

무료 개방된 덕수궁.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는 4대 고궁이 있다. 이 사실은 대부분 알지만 4대 고궁의 이름을 물었을 때, 하나쯤은 어물거리면서 대답을 못하기 쉽다. 조선왕조의 자취가 남아있는 4대 고궁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네 곳이다. 이 4대 고궁은 물론 종묘까지 올 추석 시즌 방문객을 겨냥해 22일부터 26일까지 무료 개방된다. 이 기간에는 정기휴무일인 월요일도 문을 연다.

경복궁과 창경궁은 16일부터 29일까지 야간 특별관람도 진행하므로 색다른 밤나들이 또한 가능한데, 야간 관람은 무료 개방에서 제외된다. 고궁에서의 음악회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 이벤트도 다수 마련된다.

 

#남산골 한옥마을, ‘잘 알지 못했던 추석을 알려주마’

 

사진=남산골한옥마을

 

무료입장으로 운영되는 남산골 한옥마을은 고궁과는 또 다른, 조선 시대 백성들의 삶을 엿볼 수있는 곳이다. 서울의 사대부 가옥부터 서민 가옥까지,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충실히 재현해 놓은 한옥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매 시즌마다 매 사냥 체험, 떡 만들기, 짚풀체험 등 계절을 반영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이번 추석연휴에는 기존 전통체험이 없는 대신 22일부터 25일까지 야시장 및 추석음식 만들기, 추석 풍습 돌아보기, 음악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추석,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타이틀로 마련된다. 또 추석연휴 기간에는 진행하지 않지만, 9월 30일까지 ‘남산골 바캉스’라는 한옥 안에서의 낮잠, 족욕, 한옥 만화방 등의 여름나기 이벤트가 있어 눈길을 끈다. 

 

#사극의 성지 겸 놀이공원...‘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 추석 행사.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의 한국민속촌은 최근 몇 년 사이 테마파크로의 성격을 추가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 놀이공원과 워터파크 붐 사이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민속촌에서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역시 사극의 촬영 배경이 되는 옛 가옥들이긴 하지만, 다양한 이벤트가 재미를 준다.

전통 혼례, 줄타기, 탈춤, 승마 등 다양한 공연이 시간대별로 열리며, 추석 연휴에도 연중무휴 운영된다. 또 민속촌 시설뿐 아니라 여러 가지 어트랙션(놀이기구)이 있는 놀이공원이 붙어있어, 테마파크로 향하려던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기도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무료관람+다양한 공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전국 국립박물관 14곳 및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 분관이 22~26일 연휴기간 동안 무료 개방된다. 평소에 가 보고 싶었지만 늘 미뤘다면 전시장 나들이를 할 절호의 찬스다.

박물관마다 추석을 맞아 행사 또한 다채롭게 마련돼 있으므로, 미리 정보 수집을 해 두면 좋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22일 디제잉과 비트박스, 비보이댄스 공연에 해설이 가미된 ‘박물관 문화향연-청년예인3 갬블러크루’와 25일 전통 타악과 팝, 케이팝, 가곡이 한데 어울린 음악공연 ‘한가위 춤판 두드락 서울교방’ 등을 연다. 

 

#국립국악원, ‘달맞이-떴다 보아라’ & 민속놀이 체험

 

사진=국립국악원

 

서울 국립국악원 역시 명절이면 찾아가볼 만한 명소이지만, 국악에 특별히 관심이 있지 않고서는 가 본 사람이 흔치 않다. 추석 연휴를 맞아 국립국악원은 선착순 입장 가능한 공연 ‘달맞이-떴다 보아라’를 24~25일 저녁 8시 연희마당에서 연다. 별도의 예매나 신청 없이 선착순 700명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신명나는 연희 공연과 아슬아슬한 줄타기,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달맞이 행사까지 낭만 가득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잔디마당에서는 민속놀이터 ‘우면랜드’가 이날 오후 4~7시까지 운영되므로, 투호와 널뛰기 등 전통 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가까운 곳의 천년고찰, 양평 용문사

 

양평 용문사. 사진=연합뉴스

 

고즈넉한 사찰에서의 템플스테이는 자신만을 위해 소박하지만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이 선택하는 휴가 방법이다. 하지만 낯선 절에서 잠을 자는 것도 도전인데 거리까지 멀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경기도 양평의 천년 고찰 용문사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명소다. 1000년이 넘는 수령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경내에 있어 신비한 느낌을 준다.

서울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근처에는 여름철이면 휴양지로 사랑받는 맑은 계곡이 있다. 계곡 물놀이는 어렵다 해도, 청정한 자연을 즐기며 조용한 시간을 갖기에는 제격이다. 템플스테이까지 시도하진 않더라도, 추석 연휴 번화한 곳을 떠나 조용한 사찰을 찾는 것 또한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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