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있는 9월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대목이다. 한국영화 블록버스터 ‘빅4’가 치열한 흥행경쟁을 펼치고 할리우드 대작들도 가세한다. 하지만 시네필들의 시선은 10월을 향한다. 새로운 이야기와 스타일을 장착한 상업영화 그리고 순도 높은 아트버스터 극영화·다큐멘터리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비수기를 황금빛으로 밝혀줄 아트버스터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차례로 소개한다.

 

◆ 로맨틱함의 진수...‘필름스타 인 리버풀’

 

전 세계 유수 영화제 초청 및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영국영화 ‘필름스타 인 리버풀’(감독 폴 맥기건)이 올 가을 또 한편의 잊지 못할 로맨스 탄생을 알린다.

영화는 1978년 영국 리버풀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연상연하 커플 스토리다.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필름스타 글로리아(아네트 베닝)와 사랑에 모든 것을 바친 배우 지망생 피터(제이미 벨)의 드라마틱한 실제 러브스토리를 스크린에 옮겼다. 피터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제42회 토론토영화제 초청 및 2018년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됐으며 “올해를 휩쓸 영화”(스크린), “가치 있는 영화”(뉴욕포스트), “최고의 영국영화! 달콤하고 따스하고 다정한 영화”(가디언) 등의 호평을 받았다.

‘셜록’ 시리즈 폴 맥기건 감독의 연출력과 1970년대 빈티지한 영상미, 관록의 여배우 아네트 베닝의 버릴 게 없는 열연, ‘빌리 엘리어트’의 청춘스타 제이미 벨의 예민하고 감성적인 연기가 고른 조화를 이룬다는 평이다. 10월 개봉.

 

◆ 청춘의 초상 탄생 비화...‘호밀밭의 반항아’

 

‘호밀밭의 반항아’(감독 대니 스트롱)는 천재작가 J.D.샐린저의 유일한 작품이자 전 세계 청춘을 단숨에 사로잡은 20세기 걸작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탄생 비화를 담았다. 예술과 낭만의 시대였던 1940~50년대 미국 주류 문학계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으나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관철시키기 위해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비주류 천재작가와 그가 청춘에게 바치는 헌사의 속살을 접할 수 있다.

대학에서 쫓겨나고 방황하던 아웃사이더 제리 샐린저는 사교계 스타 우나 오닐(조이 도이치)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유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출판사의 끊임 없는 거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소설을 쓰던 그에게 기존의 문학계를 발칵 뒤집을 새로운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웜 바디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엑스맨’ 시리즈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이퀄스’ ‘뉴니스’ 등의 예술영화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매력을 선보인 배우 니콜라스 홀트가 위선적인 세상을 향해 젊은이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소신을 지키며 꿈을 이루려 노력했던 J.D.샐린저로 완벽하게 변신해 화제를 모은다. 10월 개봉.

 

◆ 칸 2관왕...호아킨 피닉스X린 램지 ‘너는 여기에 없었다’

 

‘케빈에 대하여’로 선연한 충격을 안겨줬던 린 램지 감독의 6년 만의 신작 ‘너는 여기에 없었다’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21세기 버전 택시 드라이버'라 격찬 받으며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미국의 배우 겸 작가 조나단 에임스가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끔찍했던 유년기와 전쟁 트라우마에 갇혀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 조(호아킨 피닉스)가 유력 정치인의 딸 니나(예카테리나 삼소노프)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납치사건에 연루된 거물들에게 쫓기며 펼쳐지는 스릴러다.

칸 영화제의 총아 린 램지 감독은 주로 불안정하고 연약한 주체가 세상을 보는 시선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한 심리 묘사와 예술적 감각으로 묘파해왔다. ‘글래디에이터’ ‘마스터’ ‘그녀’ 등 ‘천의 얼굴’이라 불리며 심도 있는 연기로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고 있는 호아킨 피닉스는 흉폭하고도 연약한 이중적인 청부업자 묘사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브릿팝 제왕’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가 음악감독을 맡아 시적인 영상에 혼란스러운 소음과 비트를 섞은 스릴 넘치는 템포를 더한 음악을 완성했다. 10월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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