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있는 9월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대목이다. 한국영화 블록버스터 ‘빅4’가 치열한 흥행경쟁을 펼치고 할리우드 대작들도 가세한다. 하지만 시네필들의 시선은 10월을 향한다. 새로운 이야기와 스타일을 장착한 상업영화 그리고 순도 높은 아트버스터 극영화·다큐멘터리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비수기를 황금빛으로 밝혀줄 아트버스터 극영화에 이어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한다.

 

◆ 파격으로 세계 매혹한 천재 디자이너 ‘맥퀸’

 

‘맥퀸’은 금기를 깬 파격으로 패션계를 뒤흔든 영국 패션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모든 것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40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천재 맥퀸은 단순히 아름다운 디자인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장 어두운 판타지를 내면의 깊은 곳에서 끄집어내 창작물로 표현해낸 아티스트였다.

영화는 그의 컬렉션과 패션철학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그의 디자인에 녹아있던 개인적 경험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기존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법칙을 깨부수며 독립된 조각을 모자이크처럼 이어붙이는 방식의 연출을 택했다.

영화는 맥퀸의 일생을 5개 챕터로 나누고, 각각의 챕터는 그의 상징적인 5개 컬렉션 제목을 차용해 특정한 쇼로 삶의 스토리를 대변한다. 또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맥퀸의 개인적인 모습이 담긴 아카이브까지 포함시키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맥퀸의 고독과 상처, 고뇌까지 깊이 있게 담아냈다.

이안 보노트·피터 에트귀가 공동 연출하고 ‘영화음악 거장’ 마이클 니만이 사운드트랙을 맡아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스크린을 한땀 한땀 수놓는다. 맥퀸과 각별한 인연을 지닌 영국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 디자이너 톰 포드와 존 갈리아노 등이 등장한다. 10월4일 개봉.

 

◆ 모두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현대사회에서 지식 보존과 전달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뉴욕 공립도서관 속 치열하고 아름다운 현장을 담은 놀라운 다큐멘터리가 첫 페이지를 넘긴다.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라 당스’ ‘버클리에서’ ‘내셔널 갤러리’와 같이 학교, 주 의회, 발레단, 미술관 등 다양한 기관의 메카니즘을 카메라에 담으며 ‘다큐멘터리 거장’ 칭호를 얻은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신작이다.

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명품 다큐 제작진의 카메라는 이번엔 세계 5대 도서관이자 뉴요커가 사랑하는 명소 ‘뉴욕 공립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을 향한다. 전작들처럼 일체의 내레이션이나 인터뷰를 배제한 채 도서관 이용자들과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 뉴욕 공립도서관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묵묵히 비추는 기법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지난해 북미 개봉해 로튼토마토 신선도지수 100%를 받는가 하면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이외 국제시네필협회상 2018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제27회 고담어워드 관객상을 수상했다. 또한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에 ‘덩케르크’에 이어 랭크되며 시네필 사이에서 ‘필람 영화’로 떠올랐다.

도서관의 이용 주체인 시민들뿐만 아니라 그 곳을 운영하는 직원들의 업무와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도서관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10월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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