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강미래는 어느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성형미인이라는 캐릭터의 설정이 자칫 배우와 동일시될 수도 있었기 때문. 하지만 임수향은 망설임없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선택했다.
 

“원작을 읽으면 미래가 너무 사랑스러워요. 설정이 부담스러울 뿐이지 원작이 가지고 가는 메시지도 좋고, 캐릭터가 사랑스러워서 욕심이 났어요. 20살을 어떻게 연기를 할 것인가와 부담스러운 설정들 때문에 주저하기도 했지만 결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제가 잘 표현하기만 한다면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임수향의 상대배우는 7살 차이의 차은우였다. 그의 첫 주연작인데다, 조금만 연기가 어색해도 큰 질타를 받을 수 있는 연기돌이었다. 임수향은 상대배우 차은우에 대해 “똑똑한 친구”라고 말했다.

“처음 주연으로 연기를 해서 본인이 걱정을 많이하더라고요. 근데 똑똑한 친구여서 금방 금방 배웠어요. 시청자 분들도 그 친구가 성장하는 걸 보셨을 거 같아요. 로맨스에서 남자주인공의 역할이 크고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은우가 잘 나오면 우리 드라마가 잘될 거 같다고 믿었죠. 아니나 다를까 은우와 도경석의 멋진 캐릭터가 잘 맞아서 많은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미래는 흔히 말하는 고구마 캐릭터일 때가 있었다. 그게 어리숙한 캐릭터 고유의 성격이었다. 성형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얻었지만, 외모로 인해 자신감 없던 과거의 어두운 면을 한번에 청산할 수는 없었다.

“극 중 캐릭터가 자존감도 낮고 소심하고 어떻게 보면 답답했어요. 웹툰에서 그림으로 표현된 감정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연기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오버하지 않으면서 현실감있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어요”

그렇다면 현실의 임수향과 강미래는 얼마나 닮아있을까. 실제 만난 임수향은 질문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상대방을 위해 최대한 충실하게 답변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저를 많이 녹였던 거 같아요. 연예인으로 살면서 느꼈던 상처도 있었고, 그래서 미래에게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어요. 미래랑 같이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미래한테 참 고마워요. 이번에는 힘을 빼서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자연스러운 게 많이 보였을때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후반부에 갈수록 성장하는 미래를 연기할 때 제 모습이 많이 나왔던 거 같아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강미래와 도경석이 만나 서로를 통해 성장한다. 그러나 단편적으로 보면 외모도 완벽하고, 부유하게 자라온 도경석이 백마 탄 왕자님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경석이도 완전하지 않은 인물이에요. 잘 생기고, 집안도 부자지만 결여된 부분이 분명 있어요. 가령 가족에 대한 상처로 인해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모습들이요. 반면에 미래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잖아요. 미래는 거기서 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초반에는 경석이가 냉혈한처럼 말도 잘 안하는데, 나중에는 웃기도 하잖아요”

젊은 배우들로 출연진이 꾸려지다보니 임수향은 연기경력으로도, 나이로도 촬영장에서 맏언니에 속했다.

“카메라 앞에 처음 서시는 분들도 많다보니까 편안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화학과 친구들도 그렇고 다들 너무 잘해주셨어요. 연기 톤을 잡을 때 미래는 베이스로 깔고가는 캐릭터라고 여겼어요. 경석이가 멋있게 연기 해주면 저는 설레임을 잘 표현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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