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웹사이트와 월간지로 타임아웃 서울이 동시 발행됐다. 전세계 도시 여행자들에겐 익숙한 이 매체의 서울 상륙의 앞단에 이동미 편집장이 있다. 여행과 사람, 익숙함과 낯섦을 융합하며 촘촘히 사는 그에게 싱글의 삶을 물었다.



 

1. <타임아웃 서울>은 어떤 매체인가?

타임아웃(Timeout)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출판 그룹으로, 전세계 89개 도시에서 매거진과 웹사이트, 모바일 앱의 형태로 발행되고 있다. 각 도시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즐길거리, 먹거리 등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가장 흥미롭고 멋진 제안들을 신뢰도 높은 평가와 함께 싣는 매체다. 오랫동안 여행작가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해외 여행지에 대한 신문, 잡지 글도 계속 기고하고 있다.


2. 인생에서 가장 지루했던 시기는?

20대 후반 주로 언더그라운드의 스트리트컬처를 다루는 매거진에서 일했다. 자본이 넉넉치않아 문 닫기 일쑤, 지인의 소개로 고려대학교 병원에 새로 문을 연 한 메디컬센터에서 일을 했다. 9시 출근, 6시 퇴근. 단순한 일이었는데, 2개월 만에 때려쳤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이 기자라는 사실을.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3.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시기는?

중앙M&B의 주간지 <Weekly Friday> 창간 작업부터 합류했던 3년이 내가 기자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최고의 시기였다. 이후 여행잡지를 거쳐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2년 동안 홍보를 담당하며 독일 친구들과 일했던 시기(2009-2011). 한 달에 반은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나머지 반은 여행작가로 활동하던 시기가 가장 짜릿했다.

 

4. 당신의 싱글라이프가 즐겁다면 그 이유는?

돌봐야 할 아이가 있거나 남편이 있는 것이 아니니, 내자고 싶을 때 자고, 읽고 싶을 때 읽는 자유로움이 보장된다는 점이 아닐까. 악착같이 돈을 모아 집을 살 생각보다는 현재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에 먼저 돈을 쓰고, 그 경험을 즐기고, 내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제약 없이 누릴 수 있는 자유!



 

5. 싱글라이프가 때때로 지루하다면 그 이유는?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인이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연애다운 연애를 해보지 않았다. 애인과 키스하고 살 부비고 함께 잠들고 깰 수 있는 연애 생활이 있다면 나의 싱글라이프는 더 짜릿할 것 같다.


6. 이동미를 설명하는 세 가지는?

여행- 여행을 하며 세 권(베를린, 방콕, 싱가포르에 관한)의 책도 냈으니 내 열정과 진액이 거기에 담겨 있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새로운 모험이나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나의 성향과도 잘 맞는다.

베를린-가장 살아보고 싶은 도시. 자유분방하고 예술적이며, 모든 젊은이들이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여기며 사는 도시. 베를린의 매력에 푹 빠져 거의 매년 베를린을 다녀왔고,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베를린에 관한 책이다(지금은 절판 상태이지만).

솔직함-'솔직하고 본능에 약하다. 외로운 것도 못 참으면서 사납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말하는 건 거침없고 솔직해서 무척 강한 줄 알지만 의외로 눈물도 많다. 까칠하고 도도해 보이는데 속은 별로 안 도도하다. 오히려 외롭거나 심심해서 죽을 지경. 친구 없이 못사는 성격이다. 그래서 의리파이기도 하고.' 양자리 성격에 대해 어디선가 읽었던 건데, 너무 잘 맞아서 이 글로 나에 대한 설명을 대신한다.    



 

7. 20대, 30대, 40대를 거치며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대는 놀기 바빴고(MI, 상수도 같은 홍대 클럽에서 죽치고 놀았다), 그 잘 논 경험으로 30대에는 일에 매진했다. 20-30대가 나에 집중한 시기였다면, 40대는 많이 다르다. 더 이상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뭔가를 제대로 남겨줘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게 생긴다. 나의 경험과 지식과 실패까지도 도움이 된다면, 나눠주고 싶은 마음. 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게 되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표현한다.



 

8. 일상의 에너지 원천은?

친구들- 내가 외롭거나 고민이 있을 때 언제나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친구들은 나의 가장 큰 에너지 원천이다.

걷기- 뭔가 힘들고 고민에서 벗어나고 싶고, 혹은 그 고민을 해결하고 싶을 때 힘들어서 걷는다. 걷다 보면 마음이 훨씬 안정된다.

Bar ‘식스먼스오픈’- 그런 날이 있다. 별다른 약속도 잡지 않았는데 집에는 들어가기 싫고, 갑자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친구들은 다 약속이 있는 날. 혼자 가서 좋아하는 탱커레이텐토닉을 마시며 바에 앉아있는 시간, 그러다 또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고 미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나의 아지트, 나의 바.

타임아웃 서울-현재의 내가 올인하고 있는 삶.


9. 2016 소망은?

타임아웃 서울을 로컬에게 더 널리 알리는 작업에 열중하기

울릉도, 베를린, 루앙프라방 여행하기

그리고 연애하기


에디터 안은영 eve@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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