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올리브TV의 금요 먹방 다큐 ‘조용한 식사’(연출 김관태)가 먹방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영된 1회, 5일 전파를 탄 2회 만에 시청자를 중독시키는 중이다.

첫째. 그간 먹방 예능에서는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요리와 먹는 행위에 자극적인 MSG를 뿌려댔다. 처음엔 재밌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피로도가 높아졌다. 반면 이 프로는 연예인의 한 끼를 ‘조용하게’ 담아낸다. 음식이 그렇듯 자극적인 맛이 없는 대신 편안하고 건강하다.

이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인위적인 개입이 없다. 대본, 레시피 설명, 내레이션도 없다. 감정을 강요하던 정신 산란한 자막도 인물소개 외에는 최소화해 오로지 먹는 행위와 소리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다. 간혹 들리는 ‘음~’ 이라는 감탄사 외에는 말 한마디도 없다. 이렇듯 출연진의 음식에 대한 애정, 음식 자체가 지닌 맛이 오롯이 전달된다.

둘째. 특별한 음식과 답답한 스튜디오에서 탈출했다. 중견배우 오광록은 햇살 뜨거운 어느 날, 기차가 다녔던 철길에 앉아서 토종 닭백숙을 먹었고, 셰프 강민주는 헬스장에서 피자를 즐겼다. 김경록은 서늘한 폐가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라면을 끓이는 것부터 시작해 군침 도는 먹방을 선보였다.

2회 출연자인 배우 김혜성은 폭염을 피해 시원한 동굴에서 부대찌개를 폭풍 흡입했고 가수 김현철은 계곡에서 콩국수를, 이현우는 여의도공원 정자에서 묵밥을 먹었다. 차유람은 시장에서 혼밥을 했다. 모델 이진이는 북카페에서 소꼬리찜을 해치웠다. 특별할 것 없는 음식들이다. 방송 푸드팀이 만들거나 해당 메뉴를 잘하는 식당해서 공수해와 세팅한다.

셋째. 신선한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당구선수 차유람, 배우 오광록 김혜성 고성희, 가수 김현철 이현우, 래퍼 팔로알토&지투 등 기존 먹방이나 요리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었던 출연진이 나온다. 예능이 요구하는 ‘입담’과 ‘악마의 편집’에 거부감을 느꼈던 이들이 부담을 느낄 필요 없이 한 끼 식사를 맛나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넷째. 다양한 먹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생김새가 다르듯 사람의 입맛, 먹는 습관은 제각각이다. 이 프로그램은 음식 못지않게 다양한 식사 애티튜드를 보여준다. 음소거 상태인가 싶을 정도로 말 한마디 없이 먹는 사람부터 감탄사를 연발하는 이, 집보다 편하게 외식하는 사람, 혼자 먹는 걸 즐기는 출연자까지 각기 다른 먹방 스타일을 전달한다.

 

사진제공=올리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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