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현대음악 경향을 살펴보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아르스 노바 III&IV’ 무대가 올 가을 어김 없이 찾아온다.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현대음악 전문 지휘자 롤란트 클루티히(50)가 지휘봉을 잡는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이 2006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아르스 노바’는 전 세계에서 발표되는 음악들을 엄선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많은 리허설을 거쳐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한다. 지난 13년 동안 총 50여회 공연에서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 클래식 레퍼토리 확장과 창작예술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19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콘서트’에서는 20세기 중반부터 최근까지 활동한 5명 작곡가들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탐색한다. 우선 20세기 초중반의 루마니아 작곡가 조르주 에네스쿠의 최말년 작품인 실내 교향곡을 연주한다. 이탈리아가 낳은 음향의 시인 프랑코 도나토니를 비롯해 현대 독일음악의 ‘깊이 감춰둔 비밀’ 프리드리히 골트만의 작품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들을 수 있으며, 생존 작곡가인 디터 암만의 화려하고 감각적인 작품 ‘반복의 층위’를 아시아 초연한다.

국내 젊은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해 창작음악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온 가운데 이번 위촉작은 김지향의 ‘14명의 연주자를 위한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다. 김지향은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프리드리히 골트만을 사사했으며, 15세기 작곡가들과 베베른 음악에 천착한 바 있다.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는 제목처럼 말러의 동명 작품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몇 해 전 많은 아이들을 잃었던 일을 돌아보고 있다.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관현악 콘서트’에서는 요르크 횔러의 ‘비올라 협주곡’이 아시아 초연된다. 서울시향이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아흐트 브뤼켄 페스티벌과 공동 위촉한 곡으로, 올해 5월 타베아 치머만의 협연으로 프랑수아 자비에르 로트가 지휘하는 쾰른 귀체르니히 오케스트라에 의해 아흐트 브뤼켄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됐다.

횔러의 스승인 베른트 알로이스 침머만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위촉된 작품으로, 관현악의 자유로운 음향을 배경으로 비올라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 작품의 초연자이며 세계 최고의 비올리스트로 꼽히는 타베아 치머만이 협연자로 나서 풍부하고 다채로운 음향의 세계로 청중을 압도할 전망이다.

이외 쇤베르크, 슈톡하우젠, 달바비의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쇤베르크의 ‘다섯 개의 관현악곡’은 구성이나 구조가 없고 음색과 리듬, 분위기가 전부인 현대음악의 전형을 보여준다. 슈토크하우젠의 ‘소년의 노래’는 소년의 목소리를 녹음해 변조, 재구성한 4채널 음악으로 소리가 공간적으로 움직이는 효과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2000년에 작곡된 달바비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연주회’는 오케스트라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공간적 효과와 동시성의 원리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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