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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진주 60대女 살인사건...아들의 패륜이냐 친구의 무고냐, 엇갈린 두 주장

한 살인사건을 두고 두 가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두 편의 살인 시나리오 - 거짓을 말하는 자, 누구인가' 편이 그려졌다.

2018년 1월 9일, 경상남도 진주 계동에서 60대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변사상태로 발견된다. 그를 최초로 발견한 것은 오랜만에 그의 집에 방문했다는 아들 부부였다. 둔기로 가격당해 생긴 머리 부분의 상처, 시신 주위로 뿌려진 백색가루, 그리고 열려있는 방안 서랍들과 어지럽혀진 집안은 마치 강도의 소행처럼 보였다.

특이한 점은 아들 내외가 도착했을 때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얼굴에 상처가 많은 경우 대부분 갑작스러운 피해자의 반항이 있을 때이다. 발바닥에 혈흔이 많은 걸로 봐서는 적극적으로 공격과 도망 등의 행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피해자 손톱 밑에서 결정적 증거인 남성의 피부조직이 발견됐다. 여기서 추출한 DNA가 가리키는 사람은 바로 아들의 친구인 이석구 씨(가명)였다.

체포 직후 살인혐의와 단독범행 사실을 인정한 이 씨. 하지만 경찰에 구속된 지 단 하루 만에 그는 진술을 번복한다. 바로 살인을 청부한 사람이 자신의 친구인 피해자의 아들 박재호(가명)이라 지목한 것이다.

이씨는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그는 “친구 박씨가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씨는 이 살인청부혐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극구 부인하며 무고한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분명한 건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인범 이석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씨의 어머니는 “지금도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개 한 마리도 안락사 시키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속 썩인 적 없는 아들이 갑자기 살인범이 된 현실에 믿을 수 없다며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7월19일 1심 재판부는 이석구는 징역 18년, 박재호는 존속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창원교도소에 수감된 이씨는 “답답하고 억울하다”면서 제작진에게 토로했다. "범행 전에 둘도 없는 친구라 여겼다. 오죽했으면 주위에서 둘이 사귀는거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골프동호회를 하며 처음 만났다고 하는 이들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지인 소개로 만났다”고 밝힌 이석구씨는 “당시 어머니에게서 독립을 선언한 상태에서 가게(치킨집) 구할 때 제 일처럼 발벗고 나서준 박씨에게 호감을 느끼고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 둘은 지난해 5월부터 9개월간 870건 이상의 통화를 나누는 등 각별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씨는 보험설계사였던 박씨를 위해 만난지 몇개월 만에 여러개의 보험을 들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씨는 이씨에게 “어머니 때문에 힘들다”며 “죽이고 싶다”는 이야기를 건네왔다고 한다. 이씨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말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씨의 말과 달리 박씨는 동네 주민들에게 ‘효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씨는 박씨가 자신에게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 집에 원룸을 신축할 계획이고 어머니가 이를 막고 있어 걸림돌이다. 만약 어머니를 죽이면 수익금과 원룸 한 동을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보낸 이씨의 편지에는 친구를 도와주고 싶었다는 표현이 여러번 등장한다. 그리고 이석구씨 주장에 따르면 10월 초 시작한 살해계획은 11월부터 구체적으로 논의 됐다.

이씨와 박씨가 범행 이틀 전 백씨의 집을 함께 찾아가기도 했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인정했다. 아들 재호씨가 어머니 모습을 보여주고 범행 동선을 코치, 자신에게 행을 부탁했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범행 후 이튿날 두 사람은 세 차례 통화를 주고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들 박씨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보험 승계 내용이 일반 질병으로 사망하면 보상금 1000만원, 상해로 인한 사망이면 보상금이 5억으로 나와있었다"고 밝혔다. 이 보험은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 박씨가 위조된 서명으로 가입한 것이었다.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 증거인 셈이다.

지난 7월 무죄 판결을 받고 6개월 만에 석방된 박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의 만남에서 "부모를 왜 죽이냐. 우리 엄마하고 내가 뭐 원수냐"고 말했고, 박씨 아내는 이씨를 향해 "본인 하나 살겠다고 한 가정을 완전히 박살낸거다"고 큰 소리를 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거나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 범행 후 사전답사 시점을 일주일부터 5일 전, 이틀전까지 오락가락 했고 현관문 비밀번호를 전달받은 시점과 장소에 대해서도 다르게 말해 신빙성이 떨어졌다고 본 것이다.

현관 비밀번호에 대해 박씨는 자신의 신용카드 뒷면에 비밀번호 네 자리가 적혀있다고 밝혔다. 딸 아이 생일로 조합한 비밀번호를 본인 집과 통장은 물론 어머니 집 비밀번호로 사용하고 있었다. 주변인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함께 어머니 집을 사전답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날도 굳이 이씨가 따라나섰다고 했다. 박씨는 12월 18일은 집 벽에 문제가 생겼다며 어머니에게 전화가 걸려와 어머니의 집을 찾은 것이라고 했다. 도착해 보고 바로 집을 떠났는데 이 날이 사전 답사일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에 연락한 한 제보자는 "재판부에서 이해가 안 가는 판결을 받은 것 같다. 작년 11월에 한번 진주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이 친구가 복어를 구해달라고 했다. 손질 안한거, 독 있는거"라고 말했다.

박재호씨의 지인인 제보자는 "자기 친구 어머니가 치매인데 친구가 괴로워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보자는 복어를 알아보기까지 했다.

사건 기록에서 복어독이 처음 등장한건 1월 이씨의 진술을 통해서였다. 이씨는 "박재호가 살해 방법으로 복어독을 이야기 했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씨 진술이 나온 후 박씨 휴대전화에서 복어독, 까치복 등을 검색했다 삭제한 기록이 나왔다.

검찰 대질심문에서 박씨는 "검색해본 적 없다"고 했지만 아내 휴대전화 이야기가 나오자 "내가 한 게 아니라 뉴스에 나와서 궁금해 검색해봤다"라며 진술을 바꿨다. 그러나 복어독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그가 휴대폰으로 ‘복어독’을 검색한 이후에 벌어진 것이었다.

전문가는 박씨의 진술 형태에 대해 "사건 연관 진술을 보면 기억 안난다고 했다가 증거를 대면 시인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공정식 한국심리과학센터 소장은 "두 사람의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범행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결이 이루어진 것 자체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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