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W- 두 개의 세계’(연출 정대윤 극본 송재정·이하 더블유)가 경쟁작인 SBS ‘원티드’, KBS2 ‘함부로 애틋하게’를 제치고 동시간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웹툰과 현실이란 이질적인 세계를 유연하게 연결하며 시청자의 마음에 도킹을 완료했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돼 6회까지 방송된 ‘더블유’는 현실세계의 초보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의 웹툰 ‘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사건을 담은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다. 승승장구하는 ‘더블유’의 입덕 유발 포인트를 살펴보자.

 

1. 덕후의 상상이 그대로...

그동안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드라마는 많았지만, 만화 캐릭터와 실존 인물의 애정을 그린 ‘더블유’는 비극적 감정을 그린다. 하지만 시청자는 어떻게든 이들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며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만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유쾌발랄한 상상이 ‘더블유’를 통해 구현된다. 아버지가 7년간 연재 중인 웹툰 ‘W’의 오랜 팬인 오연주가 이상형인 강철을 만나는 꿈같은 일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만화를 뚫고 들어가는 여자가 만화 속 주인공의 운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는 새롭고도 발칙한 이야기는 기분 좋은 파격과 동시에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2. 연상연하 배우의 파격 로맨스

덕후의 로맨스를 실현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건, 연상연하 두 배우의 환상 케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간 다수의 멜로 드라마에서 내공을 쌓아온 이종석, 한효주는 ‘더블유’에서 정점에 오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강철을 연기 중인 이종석은 독특한 문어체 대사까지 쫄깃쫄깃하게 살리며 여심을 강탈 중이고,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오연주 역의 한효주는 지금껏 쌓아왔던 러블리한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며 남성팬의 심장을 폭행한다. 이뤄질 수 없는 관계를 연기 중인 두 배우가 일으킨 멜로 바람은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하다.

 

3. 판타지 장인의 이름값

팬들에게 ‘판타지 장인’으로 일컬어지는 송재정 작가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 ‘삼총사’(2014) 등에서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송 작가는 마르지 않는 상상력으로 또 하나의 인생작을 추가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MBC ‘그녀는 예뻤다’로 스타PD 반열에 오른 정대윤 PD는 송 작가의 특별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방송된 4회분에서 강철이 만화를 뚫고 나오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연출이었다는 평이다.

 

4. '아재 파워' 김의성

‘더블유’의 오성무(김의성) 역시 언뜻 보면 전형적 악역이다. 주인공을 창조했지만, 동시에 그를 제거하려고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성무는 아직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유 의지를 얻게 된 웹툰 주인공 강철을 칼로 찔러 죽이려고 하더니, 그와의 독대에서는 “넌 내가 만든 설정값에 불과하다”고 폭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성무의 사연이 드러날수록, 그를 향한 연민이 솟는다. 자기가 연재하던 만화 속 인물에게 총을 맞아 목숨을 잃을 뻔 하질 않나, 만화 주인공은 엔딩을 내겠다며 스스로 다리에서 뛰어내리기 까질 한다. 이 황당한 전개에 독자들의 악플은 쏟아진다.

악독해보이면서도 억울한 입체적 캐릭터는 배우 김의성의 연기에서 시작된다. 최근 ‘부산행’에서 개저씨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던 그는 브라운관에서도 ‘아재 파워’를 발산하고 있다. 탄탄한 연기력과 강렬한 활약상에 시청자들의 ‘입덕’ 신청서는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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