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장수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이 9일 방송을 끝으로 9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7년 첫 방송된 ‘스타킹’은 총 461회 방송을 마무리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SBS가 하반기 예능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다소 갑작스럽게 다가온 이별이었다. 일반인 예능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온 가족이 시청할 수 있는 편안한 예능으로 사랑받았던 ‘스타킹’을 되돌아 봤다.

 

전 국민이 스타!

‘스타킹’의 모토는 ‘전 국민이 스타가 되는 그날까지’다. 연예인들을 패널로 두고 일반인 출연자들을 무대에 세웠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유쾌한 장기와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연들이 소개됐다. 시청자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남다른 스토리에 공감했다. 지금까지 4000명에 육박하는 출연자들이 ‘스타킹’을 거쳐 갔다.

특히 ‘스타킹’은 화제의 인물들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젠 국악 스타로 발돋움한 ‘국악 소녀’ 송소희,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꿈을 이룬 ‘고딩 파바로티’ 김호중 등 여러 출연자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관심을 누렸다.

 

웃음&감동 책임진 ‘착한 예능’

최근 예능에서 자극적인 소재, 일반인 출연자 논란, 악마의 편집 등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스타킹’은 오랫동안 ‘착한 예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해왔다.

프로그램을 채우는 출연자들의 이야기는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감동을 선물했다. 신기하고 놀라운 재능이 관심을 모았지만, 어려움을 딛고 꿈을 이야기하는 출연자들의 삶은 공개될 때마다 큰 반향을 불러오며 ‘스타킹’이 착한 예능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는 데 이바지했다.

 

터줏대감 강호동의 존재감

9년 간 ‘스타킹’이 이어질 수 있던 건 무엇보다도 MC 강호동의 파워풀하고 노련한 진행이 큰 몫을 했다. 강호동이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장수한 프로그램이면서, 대중과 직접 소통한다는 점에서 그 또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강호동은 지난 2011년 잠정은퇴 후 첫 복귀작으로 ‘스타킹’을 택하기도 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눈높이를 맞춘 진행을 하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출연자가 재밌고 신기한 재능을 선보일 때는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장기자랑이라는 듯이 크게 웃으며 호응하고, 아픔을 고백할 때는 조용히 경청하고 공감했다. 어린 출연자가 등장하면 무릎을 굽히고 눈높이를 맞췄다. 차분한 느낌은 아니지만,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듯 소란스런 강호동만의 진행박식은 일반인 출연자들을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어 줬다.

 

사진출처=대한줄넘기협회

박수 받을만한 뒷모습

박수 칠 때 떠나는 게 멋지다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의 운명이다. '스타킹'은 한때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한도전'과 1위 다툼을 벌일 정도로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9년 간 비슷한 포맷을 이어오다 보니 '스타킹'엔 처음의 신선함이 사라졌다. 결국 휴식기와 시즌2 변신에도 불구, 4~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종영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스타킹'은 일반인 예능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 그리고 시즌2로 변화 등을 통해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에서 그 뒷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사진출처=SBS '스타킹'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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