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가 슬금슬금 시려지는 가을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담요의 일시적인 포근함보다 가슴부터 따뜻해지는 사랑의 기운이다. 덕분에 가을 극장가에도 하나둘씩 로맨스 감성을 간직한 영화들이 찾아오고 있다.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뉴요커 레이첼(콘스탄스 우)은 남자친구 닉(헨리 골딩)의 절친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닉의 가족을 만나는 게 걱정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닉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결혼 후보 1순위 였던 것. 레이첼은 사교계 명사들의 질투와 더불어 본인을 영 탐탁지 않아하는 닉의 어머니의 타깃이 되는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감독 존 추)은 2018년 북미에서 프렌차이즈가 아닌 단독 영화로는 유일하게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개봉 전부터 “역대급 로맨틱 코미디”라는 평가를 받으며 로튼 토마토 지수 85%에 이르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북미를 사랑 감성으로 물들인 이 작품이 한국 극장가에서도 반짝반짝 빛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러닝타임 2시간. 25일 개봉.

 

‣ 사랑, 스무살

셰프를 꿈꾸지만 도전하지 않는 찰리(프레디 하이모어)는 카페에서 일하는 러블리한 앰버(오데야 러쉬)를 보고 첫눈에 반하지만 고백을 망설인다. 그녀는 이미 4년째 연애 중이기 때문. 말이 잘 통하는 두 사람은 어느 샌가 세상 둘도 없는 남사친-여사친이 된다. 하지만 앰버는 순수한 매력의 찰리에게 점점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둘은 아슬아슬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데...

‘사랑, 스무살’(감독 제이크 골드버거)은 제목 그대로 스무살에만 느낄 수 있는 따사로운 청춘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다. 20대만의 고민을 투영한 캐릭터는 20대 관객들에겐 공감을, 30~40대 관객에겐 풋풋한 추억을 되살려 낸다. 과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통해 얼굴을 알렸던 아역배우 출신 프레디 하이모어의 ‘정변’이 눈에 띄는 가운데, 라이징 스타 오데야 러쉬와 나누는 썸 로맨스가 가을날 관객들의 외로운 마음을 달랜다. 러닝타임 1시간41분. 12세 관람가. 25일 개봉.

 

‣ 필름스타 인 리버풀

1978년 리버풀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필름스타 글로리아(아네트 베닝)와 배우 지망생 피터(제이미 벨). 너무나도 달랐지만 함께라서 더 특별했던 두 사람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시간을 위해 가장 뜨겁게 사랑했던 리버풀로 돌아온다. 사랑의 기억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리버풀에서 이들은 과연 어떤 감정을 나누게 될까.

‘필름스타 인 리버풀’(감독 폴 맥기건)은 피터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실제 러브스토리를 스크린에 옮겼다. 감성도시 리버풀부터 낭만도시 뉴욕까지 심장을 자극하는 도시의 풍경과 함께 관록의 여배우 아네트 베닝-청춘스타 제이미 벨, 두 사람의 연상연하 로맨스가 어우러져 가을 풍경과 어울리는 영화가 완성됐다. 러닝타임 1시간45분. 15세 관람가. 25일 개봉.

 

‣ 초이스

오랜 꿈이었던 의사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의대생 개비(테레사 팔머)는 어린 시절 살았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잠시 지내게 된다. 아름다운 해변가 마을에서 유일하게 거슬리는 게 있다면, 시끌벅적 파티를 즐기는 이웃 트래비스(벤자민 워커). 그들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지만 반려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는 공통점 하나로 서서히 친해지고, 어느 새 사랑하는 연인이 되는데...

‘초이스’(감독 로스 카츠)는 ‘노트북’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노스캐롤라이나를 배경으로 하는 감각적인 비주얼은 물론, 예측하지 못한 관계로 인한 아픔에도 불구하고 장애물을 넘어가는 아름다운 사랑 서사를 엮어낸다. 러닝타임 1시간51분. 12세 관람가. 11월8일 개봉.

 

‣ 28세 미성년

애인 마오(곽건화)의 달콤한 청혼만을 십 년째 기다린 스물여덟 살 량시아(니니)는 프로포즈는커녕 매몰차게 차인 후 초콜릿을 먹고 수상한 능력을 얻게 된다. 다섯 시간 동안 겉모습은 그대로인 채 마음만 열일곱 살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열일곱이 된 량시아는 지하철에서 만난 자유로운 청년 얀(왕대륙)에게 반하고, 그와 짧지만 강렬한 데이트를 이어간다.

‘28세 미성년’(감독 장 모)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첫사랑의 아이콘 왕대륙과 배우 니니 조합만으로도 관객들을 설레게 만든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와 함께 스물여덟의 량시아와 열일곱의 량시아가 오락가락 그려가는 로맨스는 설렘과 재미를 두 배로 배가시킨다. 스물여덟 량시아가 열일곱 량시아를 만나 점차 잃어버렸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되찾아가는 모습은 어른이 돼버린 관객들의 심장을 찌르며 잊고 있던 추억과 설렘을 환기시켜줄 예정이다. 러닝타임 1시간45분. 15세 관람가. 11월15일 개봉.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