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가요계에 등장했다. 애초에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공략한 대형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엑소는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비주얼 그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미모와 보컬, 댄스 실력 등으로 중무장한 엑소 멤버들 사이에서 과묵한 디오(D.O)는 그리 눈길을 잡아끄는 구성원은 아니었다.

팬덤 사이에서는 이미 큰 사랑을 받았지만 디오가 아닌 ‘도경수’의 이름으로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 부터였다. 극중 조현병을 앓고 있는 조인성에게만 보이는 환영 한강우로 등장한 도경수는 연기초년생답지 않은 유연한 연기력으로 칭찬이 쏟아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지 4년만인 2018년. 도경수가 ‘원득이’로 우뚝섰다. 디오에서 도경수, 그리고 국민 ‘아쓰남’ 원득이가 되기까지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 엑소의 메인보컬, 디오(D.O)
 

(사진=SM엔터테인먼트)

엑소에서 디오는 중저음의 보이스로 아이돌 그룹 멤버로는 이례적으로 R&B 소울에 적합한 보컬리스트로 평가받았다. 묵묵한 성격이었던 디오는 맑고 큰 눈망울로 소년같은 이미지로 팬덤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과묵한 평소 모습과 달리 종종 예능이나 콘서트 자리에서 엉뚱한 행동이 포착되며 ‘뜻밖의’ 예능캐릭터로 활약했다.

 

♦︎ 배우 도경수의 시작 ‘괜찮아, 사랑이야’
 

(사진=SBS '괜찮아, 사랑이야')

 

기존의 디오가 팬덤에게 사랑받는 멤버였다면 그에게 대중적인 인지도를 안겨준 건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였다. 실상 도경수가 연기에 첫 도전한 작품은 ‘괜찮아, 사랑이야’와 같은 해에 개봉한 영화 ‘카트’였다. 오디션을 거쳐 작품을 따낸 도경수는 연기초년생답지 않은 안정적인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아이돌 팬덤에 관심없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도경수를 신인연기자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 흥행 티켓까지 거머쥔 ‘형’
 

(사진=영화 '형' 스틸컷)

도경수의 영화 첫 주연작은 ‘순정’이었지만 아쉽게 흥행에서 실패했다. 그러나 같은해 개봉한 영화 ‘형’으로 주연 배우로서의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개그와 일상연기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는 조정석과 찰떡 케미를 선보이며 흥행은 물론 평단의 칭찬을 받았다.

‘다 된 영화에 아이돌 끼얹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기돌에 부정적인 관객들의 마음을 도경수는 한번에 돌려놨다. 도경수는 하루 아침에 시력을 잃고 깜깜한 세상으로 들어간 전직 유도 국가대표 캐릭터를 이질감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인기상과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의 영예를 안았다.

 

♦︎ 인생캐 원득이의 탄생 ‘백일의 낭군님’
 

(사진=tvN '백일의 낭군님' 스틸컷)

‘백일의 낭군님’은 첫 시대극, 첫 드라마 주연, 첫 로코로 도경수에게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괜찮아, 사랑이야’ 이후 줄곧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특유의 순정남 미모로 비슷한 캐릭터를 도맡았던 도경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셈. 여기에 tvN 역대드라마 시청률 5위라는 성적표까지 선물하며 ‘아쓰남’ 원득이가 도경수의 인생캐로 자리 잡았다. 천만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에도 출연했지만 실상 주연으로 임한 작품 중에서는 드라마,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흥행이 됐다.

 

♦︎ 2홈런 노리는 ‘스윙키즈’
 

(사진=영화 '스윙키즈' 스틸컷)

올 연말을 장식할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영화 ‘스윙키즈’로 도경수는 ‘백일의 낭군님’에 이어 2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스윙키즈’는‘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 등 흥행과 작품성을 고루 인정받는 강형철 감독의 네번째 작품이다.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를 통해 도경수는 엑소로 갈고 닦아온 댄스실력까지 대방출 할 예정. 물론 아이돌 댄스와는 거리가 먼 탭댄스지만 그의 숨겨뒀던 ‘끼’를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예고편 공개만으로 폭발적인 ‘스윙키즈’는 12월 출격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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