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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완벽한 타인' 염정아, 배우-엄마 두 마리 토끼 잡은 완벽한 행보

작품마다 카리스마와 청순함을 오가는 ‘명품 배우’ 염정아(46)가 또 색다른 캐릭터를 맡아 가을 극장가를 접수할 준비를 마쳤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친구 석호(조진웅)-예진(김지수) 부부의 집들이 날 저녁식사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를 모두 공개하는 게임을 펼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다. 염정아는 작품 속에서 변호사 남편 태수(유해진)에게 짓눌려 사는 조강지처 수현 역을 맡아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염정아를 만났다. 그간 숱한 작품으로 팬들을 만나온 그녀지만, 여전히 새 작품 개봉을 앞두고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생각을 살며시 드러냈다.

“많은 작품을 찍어왔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건 언제나 즐거워요. ‘완벽한 타인’은 특히 더 즐거웠어요. 이 기운이 관객분들에게 전해지길 바라요. 정말 유쾌하게 촬영했어요. 화면에 비치는 화기애애함이 실제 현장 분위기였어요. 매일 촬영장에서 만나고 같이 밥먹고, 저녁엔 반주도 한 잔씩 하면서 정말 가족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덕분에 연기할 때 시너지가 난 것 같아요.”

염정아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일관된 느낌이 없다. 호러 이미지를 입었던 ‘장화, 홍련’ ‘장산범’, 팜므파탈의 느낌을 풍겼던 ‘범죄의 재구성’, 명품 코미디를 선보였던 ‘여선생 vs 여제자’, 진한 멜로 감성의 ‘오래된 정원’ 등등 매 작품 색다름을 덧입으며 질리지 않는 매력을 과시해왔다.

“배우 입장에서는 굉장히 복이에요. 보통은 비슷한 이미지의 작품이 권해지거든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도 제안이 오지 않으면 할 수가 없어요. 다양한 역할이 주어지다보니 ‘내가 쓸모가 많은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연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었어요. 또 이제는 애 둘 낳은 아줌마가 됐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으면 해요. 아직 제 숨겨진 매력이 남겨져 있는 것 같거든요.”

 

이번 ‘완벽한 타인’에서 염정아가 맡은 수현 역에 대해서 약간 불편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있다. 남편에게 기 눌려 사는 전업주부, 가족을 위해 참고 사는 엄마의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일각에선 요즘 시대를 역행하는 캐릭터 같다는 부정적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염정아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내 개인적으론 캐릭터에 깊게 공감했다”고 전했다.

“어떤 분이 ‘결혼을 만류하는 캐릭터 같다’고 말하시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수현도 태수가 그렇게 가부장적인 남자인지는 모르고 결혼했을 거예요.(웃음) 결혼은 신중해야죠. 근데 캐릭터의 마인드 자체가 잘못 됐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저희 어머니 세대는 대개 그러셨고, 또 지금도 누군가들은 수현처럼 살고 있잖아요. ‘나 하나 참고 살면 우리 가족이 편하다’는 마음인 거죠. 그 마음에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성격을 가진 인물이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염정아가 수현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배우 염정아의 삶 뿐 아니라 엄마 염정아로도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영화-TV를 오가며 열일하고 있는 그이기에 두 가지 삶이 힘들진 않는지 질문했다.

“저희 애들이 이제 초등학교 3학년, 4학년이에요. 조금씩 스스로 하는 나이죠. 예전에는 제가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케어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학원 데려다주고, 끝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간식 가져다주고... 그러다보니 더 지치더라고요. 그런데 배우-엄마의 삶을 꽤 긴 시간 병행하다보니 노하우가 좀 생겼어요. 제가 아주 조금만 더 내려 놓으면 되더라고요. 아이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단 걸 알았어요. 이젠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둘 다 즐거워졌어요.”

 

하지만 즐겁게 사는 것 같은 염정아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바로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나도 뭔가 취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운동도 관리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거지, 딱히 취미가 없어요.(웃음) 남들은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하나쯤 있잖아요. 저도 그림이나 요리를 좀 잘했으면 흥미를 가져봤을 텐데, 애저녁에 포기했죠.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다보니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해요. 집이나 촬영장, 그러니까 ‘내 필드’ 안에서 최대한 많이 까분다고 할까요. 더 잘하려고 욕심 부리지 않는 것. 이게 제 방법인 것 같아요.”

본인의 필드에서 27년 간 열심히 달려온 염정아. 그녀는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달라진 것도 참 많았고, 변하지 않고 지키고 있는 것도 참 많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제 자부심이기도 한데요. 계속 성실한 사람이었다는 건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단순한 성격이라 그런지, 무슨 일을 하든 열심히 하는 게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해요. 변했다고 생각이 드는 건 아무래도 이해심이 더 넓어졌다는 지점이겠죠. 20대 때는 철이 많이 없었어요.(웃음) 주변 사람들 귀한 걸 모르고 내 위주의 생각만 했죠. 그런데 나이가 들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 번씩 눈길을 더 주게 되더라고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신동혁 기자  ziziyazizi@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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