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3월 첫 직장인 중소기업에 입사한 박모씨(28)는 2년8개월 여만인 지난달 말 퇴사했다.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월급과 만만치 않은 업무량에 지쳐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였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직서를 낸 여자 선배는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아예 방향을 바꿔 고향으로 내려가 소위 안정적 직업군이라 불리는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고, 후배 역시 다른 직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씨는 두 사람처럼 직업을 바꿔볼 것인지, 다시 동종업계에서 일할지 휴식을 취하며 결정할 계획이다. 청년실업의 장벽을 넘어 어렵사리 입사한 뒤에도 박봉과 과도한 업무량, 밝지 않아 보이는 미래로 인해 진로 고민에 빠져 지내는 이들이 주변에 많다고 신씨는 귀띔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씨처럼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입사한 이들의 첫 직장 근속하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사람인이 기업 355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평균 근속연수’에 대해 조사한 결과, 평균 2.8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 3년이 안되는 시간이다. 실제 통계청의 청년층 부가 조사 결과도 2018년 5월 기준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5.9개월로 상당히 짧은 편이다.

업종별로 평균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금융/보험’이 2.1년으로 가장 짧았다. 다음으로 ‘기계/철강’(2.2년), ‘전기/전자’(2.4년), ‘정보통신/IT’(2.5년) 등의 순이었다. 반면 근속연수가 높은 업종은 ‘자동차/운수’(4.5년)였으며, 이어 ‘석유/화학’(4.2년), ‘제조’(3년), ‘유통/무역’(2.9년) 등이 있었다.

응답기업들은 신입사원의 근속연수가 ‘짧다’(48.5%)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로 ‘연봉이 낮아서’(39%,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계속해서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36.6%), ‘입사지원 시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가 달라서’(25.6%), ‘강도 높은 업무, 야근 등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서’(21.5%),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생각해서’(20.9%), ‘복리후생이 좋지 않아서’(18.6%), ‘묻지마 지원자가 많아서’(14%) 등을 원인으로 생각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짧은 근속연수로 인해 ‘계획된 인력 충원 부족으로 인한 업무 차질’(69.8%, 복수응답), ‘반복되는 인력 채용으로 인한 비용 발생’(54.1%), ‘남은 직원의 업무 부담 가중’(44.2%), ‘직장 내 사기 저하’(34.9%), ‘기업 이미지 실추’(11%) 등의 피해를 입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근속연수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근무환경 개선’(53.3%, 복수응답)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복지 혜택 강화’(37.8%), ‘장기근속자 포상 제도 확대’(34.8%),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 확립’(34.1%), ‘체계적인 신입사원 교육제도 확립’(25.9%), ‘멘토링 실시’(21.5%)가 있었다.

한편 응답한 기업 중 중소기업의 전체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4년이었는데 이는 30대 대기업의 평균 근속연수 13년(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사업보고서 기준)보다 9년이나 짧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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