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김선호가 연기를 시작한 건 그 자체가 기적에 가까웠다. 무대 연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0년에 걸쳐 성격이 많이 밝아졌지만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긴장을 잘하는 타입이었다고.
 

“어릴 적에 집에 강도가 들어서 어머니가 다치신 적이 있어요. 저는 어리니까 누가 들어오는 걸 보고 아버지구나 했는데 도둑이었더라고요. 어머니가 현명하게 대처하셔서 크게 화를 입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면 불안하고, 집중이 안돼요. 그런 트라우마가 있어서 누군가 앞에 서는 게 사실 더 힘든 일이였어요”

하지만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처럼 우연히 구경을 간 연기 학원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대본을 읽어보라는 권유에 덜덜 떨면서 첫 연기를 했고, 이런 자신을 향한 조언들이 힘이 돼 무대에 서는 동력이 되어준 셈.

“내가 다가가고 소통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노력하기 시작한 게 지금의 저예요. 그래도 여전히 안 고쳐지는 게 있어요. 문자가 들어와도 답장을 잘 안하고 그럴 때가 있어요. 오해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저랑 절친한 친구 네 명이 있는데 포기하지 않고 옆에서 고쳐주더라고요”
 

이런 아들이 갑자기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놀라지 않았을까. 김선호는 연극 ‘거미 여인의 키스’를 보러 부모님이 함께 왔을 때를 떠올렸다.

“어머니가 소녀같으세요. 무대인사를 하고 있는데 정가운데 앉아있는데 박수도 못 치고 ‘멍’하게 앉아계시더라고요.내 아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폭하고, 무대 위에서 키스를 하고 이런 게 굉장히 충격으로 다가오셨나봐요. 근데 끝나고 나서 ‘어려운데 괜찮았어’ 이러시더라고요. 불편해하시는 거 아는데(웃음)”

드라마는 반짝반짝 빛나는 원득이(도경수 분)와 홍심이(남지현 분)의 해피엔딩으로 끝맺음 됐지만, 실상 홍심이를 짝사랑하던 정제윤(김선호 분)은 오작교 역할만하다 혼자 남게 됐다.

“반전이 있으면 원득이는 어떻게 해요. 아기자기하고 행복한 해피엔딩이라서 행복했어요. 반면에 애월이(한지은 분)를 극중에서 너무 이용한 게 아닌가, 애월이랑 재율이도 혼인을 좀 시켜주시지 싶었죠. 홍심이에 대해서는 마음을 멋있게 전했으니까 만족해요”
 

물론 4부작 드라마 ‘미치겠다, 너땜에!’에서 이유영과 예쁜 동갑내기 러브라인을 그린 적이 있지만 미니시리즈에서 완성형으로 사랑이야기를 끝낸 적이 없는 김선호. 어떤 러브라인을 꿈꾸냐는 말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누구나 연기가 경험이라고 말하고, 본 걸 바탕으로 나오잖아요. 그렇다면 제일 사실적이고 진솔하려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저의 조금은 찌질하고, 그랬던 사랑이야기가 나오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군대 있을 때 첫 사랑한테 차였거든요. 싸이월드에 ‘오빠 미안’이라고만 남겼더라고요”

매 작품이 성장의 연속이다 보니 김선호의 차기작에 대해서도 당연히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대본을 보며 배역을 찾고 있다는 그는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목표에요. 연기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도 중요하잖아요. 내적인 면도 좋은 배우가 되려고 노력할 거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던히 노력하고 성장해가는 걸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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