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5부작 중 2편이 나왔다. 아직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범’)는 많은 스토리를 풀기 바쁘다. 스케일은 전편보다 커졌으나 몸만 풀다 끝난 감을 지울 수 없다.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20년 동안 이어진 마법 세계는 커질대로 커졌다. 이에 조앤 K. 롤링이 직접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 참여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마음껏 시나리오를 써내려갔지만 와닿는 구석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2편 ‘신동범’은 1편 이후 그린델왈드가 마법 세계를 뒤흔들 계획을 꾸민다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 안에는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의 가족 이야기와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 등 방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대서사를 다루려면 캐릭터와 스토리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신동범’은 2편에서도 이 모든 걸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동범’에서 주목할 점은 더 커진 스케일이다. 뉴욕이 주 무대였던 1편과 달리 이번에는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판을 키웠다. 새로운 마법 주문들과 사랑스러운 동물들도 등장했다. 마법 액션은 더욱 화려해졌고 IMAX로 즐기기에 적당했다. 캐릭터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대결은 관객 입장에서 감정이입하며 보기에 충분했다.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지만 특색있는 캐릭터는 찾기 힘들었다. 뉴트 스캐맨더를 비롯해 그린델왈드(조니 뎁), 시리즈에 처음 등장한 덤블도어(주드 로) 역시 한방을 터트리지 못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준수했다. 오히려 새롭게 모습을 내비친 동물들이 눈에 선했다. 중국 크리처로 호랑이를 닮은 조우우는 뉴트 스캐맨더의 친구가 되며 파리 도시를 휘젓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선보인다. 말썽꾸러기 오리너구리 니플러 역시 1편에 이어 제 몫을 단단히 해냈다.

2시간 안에 수많은 캐릭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지 스토리의 빈 공간이 생겼다. 특히 퀴니(앨리슨 수돌)의 감정 변화는 생뚱 맞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이 감정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연출한 장면들은 ‘신동범’의 결을 흐트러 놓았다.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크레덴스는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모든 게 3편을 위한 감독의 전략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지의 제왕’ 같은 우수한 판타지 영화를 보면 스토리부터 액션, 캐릭터까지 대서사를 다루지만 완결성은 뛰어나다. ‘신동범’에게도 필요한 건 완결성이다. 마법 액션을 즐길 관객이라면 주저없이 영화관을 찾길 바라지만 전체를 보면 아쉬울 따름이다. 일명 ‘해리포터’ 팬덤과 일반 관객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러닝타임 2시간 14분. 12세 관람가. 11월 14일 개봉.

사진=‘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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