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법으로부터 사실상 두려움에 떨며 숨어 지내는 반면, 가해자들은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유를 분석했다.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10월 강서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이 새벽에 칼에 찔려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가해자는 5년 전 이혼한 피해자의 남편이었다. 피해자의 딸들은 사건 다음 날 국민청원에 아버지가 범인이라며 자신들이 2차 피해자가 될 것을 두려워했다.

비슷한 사건이 1년 전에도 발생했다. 강남에서 한 여성이 이혼숙려 기간에 남편의 칼에 찔려 무참히 살해당한 것. 당시 피해자는 전날 아이가 아프다는 말에 남편 집에 갔다가 남편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몰래 신고했고, 다음 날 경찰로부터 연락받은 남편은 경찰에게는 만나서 말로 잘 풀겠다고 말한 뒤 숨어 지내는 아내를 찾아가 칼로 찔러 살해했다.

강씨는 과거 남편을 가정 폭력으로 신고한 후 경찰의 남편과 가정을 유지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에 "계속 생각중이다"고 답했고, 남편의 형사 처벌을 원하냐는 물음에는 "아니다. 벌금은 어차피 내가 내야된다"고 답해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적용됐다.

어린 아이를 두고 이혼할 수 없어 가정 때문에 남편의 폭력을 참던 강씨는 결국 이혼을 하게 됐으나 결국은 살해당했다.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 피해자와 강남 살인사건 피해자 강 씨는 과거부터 계속돼 오던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이었다. 과거 수차례 경찰에 신고도 했고, 실제 가해자인 남편들은 접근금지 명령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몰래 이사를 다닌 아내에 스토킹과 협박을 일삼았고, 그들을 살해하기까지 했다. 한 가정폭력 피해자는 "위탁 시설에 있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위치추적 때문에 나갈 수도 없다"고 고충을 전했다. 실제 이들이 집 밖에만 나와도 남편들은 그들의 행적을 일일이 문자를 보내 협박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경찰 측은 해당 가정폭력 피해자의 사례를 전하자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남편의 행방은 전혀 알지 못했고, 피해자는 집에 있는 것이 아니냐며 안일한 태도를 취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신변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안전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보통 가정 폭력 피해 여성들의 죽음은 그전에 일정기간 동안 스토킹을 하는 기간들이 틀림없이 있다. 우발적 살인이 아니다. 스토킹 과정을 거쳐서 굉장히 치밀하게 계획을 한다. 그랬다가 마치 우발적인 살인사건처럼 둔갑시켜 결국 자신의 적개심을 보복성으로 그 살인 행위에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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