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 방송 KBS 드라마의 뼈아픈 추락이다.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일일드라마 ‘끝까지 사랑’ ‘비켜라 운명아’를 제외하면 미니드라마는 2~4%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채널수가 다양해진 것을 위안삼을 수 있겠지만 동시간대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과 비교했을 때 그리 떳떳한 구실이 될 수는 없다.
 

TV드라마는 물론이고 웹드라마까지 시장이 확대되며 ’시청률 철밥통’의 시대가 저물었다. 하지만 KBS는 지난해 ‘란제리 소녀시대’에 이어 ‘땐뽀걸즈’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트렌디한 소재를 찾기에 급급한 드라마 시장에서, 공영방송이기에 가능한 문학적인 메시지를 저변에 깐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땐뽀걸즈
 

MI 제공

‘땐뽀걸즈’는 2017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하고 싶은 여상 학생들의 꿈을 그린 성장드라마를 그릴 예정이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쇠락하는 조선업의 도시 거제와 격동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여고생들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우선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작품 자체의 매력에 반짝이는 신예들의 캐스팅 역시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지난해 드라마 ‘라이브(Live)’와 영화 ‘독전’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이주영, 스크린 데뷔작 ‘뷰티풀 션샤인’에서 단번에 주연을 꿰찬 장동윤까지. 스타성과 연기력을 고루갖춘 유망주 스타들이 출동한다.
 

박세완(화이브라더스), 이주영(마일스톤컴퍼니), 주해은(나무액터스), 신도현(VAST 엔터테인먼트), 이유미(엘리펀엔터테인먼트), 김수현(미스틱 엔터테인먼트)

‘땐뽀걸즈’에 가장 큰 기대를 걸게되는 건 ‘젊은’ 이야기다. 공영 방송, 나아가 지상파의 낡은 채색을 버리고 성장드라마라는 장르 안에 댄스스포츠라는 소재를 끌어와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란제리 소녀시대

‘땐뽀걸즈’의 성공에 기대를 걸게 되는 건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란제리 소녀시대’ 때문이다. 당시 배우 캐스팅이 촬영 2주전 급하게 진행돼 ‘급조된 드라마’라는 비난 섞인 시선을 받았지만, 첫방송부터 웰메이드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화제성과 시청률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FNC애드컬쳐,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제공

시청률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뒷심을 발휘 하기에는 8부작의 한계에 직면해야 했지만 연출과 신인 배우들의 풋풋한 연기력이 오히려 고정 시청자층을 단단히 다졌다. 앞다투어 스케일을 자랑하는 드라마 추세에 스타 배우 한명 없이도 ‘란제리 소녀시대’는 스토리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땐뽀걸즈’와 마찬가지로 신예들이 주를 이뤘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1979년 대구를 배경으로 치기어린 사춘기를 관통하며 성장해가는 사랑과 우정에 무게를 뒀다. 이후 ‘란제리 소녀시대’의 보나는 드라마 ‘당신의 하우스 헬퍼’에서 또다시 주연자리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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