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어 닥친 힙합 열풍에 Mnet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가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케이블 방송치고는 고무적인 2~3%의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찬사가 이어진 ‘쇼미더머니 시즌5’와 비난이 폭주하는 ‘언프리티랩스타 시즌3’는 극명하게 엇갈리는 반응을 얻고 있다. 

 

무례와 스웨그 사이에서 길 잃다

 

최근 ‘언프리티랩스타’(이하 언프랩)는 힙합 스웨그(뮤지션이 으스댈 때를 가리키는 표현)와 무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논란을 지피고 있다. ‘디스 배틀’이란 명목 아래 다른 래퍼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모습은 많은 출연진을 ‘비호감’으로 낙인찍어 버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언프랩3’에서 출연자 하주연, 미료는 유나킴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면서 ‘왕따’에 가까운 디스를 해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여기에 육지담은 끊임 없이 무례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앞서 시즌2 우승자 트루디도 ‘인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반면 얼마 전 ‘쇼미더머니5’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와이의 랩에는 디스나 욕설이 거의 없다. 그의 랩은 종교적인 메시지까지 담았다. 희망과 목표를 이야기하면서 리스너들을 따뜻한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자극적인 맛은 없었으나 많은 이들이 그의 진심과 실력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음원 발매와 동시에 차트 줄세우기에 성공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언프리티랩스타3’ 제작발표회 당시 고익조CP는 “'언프랩3'가 더 독해지고 살벌해졌다”고 말했다. 실력보단 자극적인 요소로 승부를 보겠다란 의지로 해석돼 씁쓸함만 남긴다.

 

하향 평준화된 여성 래퍼

 

‘쇼미더머니’가 시즌을 거듭하며 실력파 래퍼들을 발굴하는 것과 달리 ‘언프랩’은 얇디얇은 여성 래퍼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한다. 시즌1 우승자 치타와 준우승자 제시, 참가자 타이미, 윤미래 도플갱어로 화제를 일으켰던 시즌2 우승자 트루디 이후 짱짱한 실력자가 눈에 띄질 않는다. 애쉬비, 육지담처럼 이전 시즌 참가자들이 다시 출연하고, 아이돌 그룹의 래퍼가 계속 기용되는 이유도 실력파 참가자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언프랩’의 재미는 ‘쇼미더머니’처럼 랩 배틀의 긴장감이나 참가자들의 놀라운 실력, 긴장감 넘치는 경합에서 오지 않는다. 결국 화제가 되는 건 트러블 메이커들이 펼치는 돌발상황이고 이를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악마의 편집'이다. 기존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에서도 ‘악마의 편집’ 논란이 끊이질 않았지만,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논란을 덮어버릴 정도로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연일 구설의 중심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언프랩', 잃어버린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선 그리 전망이 밝아 보이진 않는다.

 

사진=Mnet '쇼미더머니5' '언프리티랩스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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