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없는 메디칼 드라마. 어쩌면 시청자들이 간절히 바래오던 장르물일지도 모른다. SBS 드라마 ‘흉부외과’는 초반 뜨거운 기대를 받았지만 조금은 아쉬운 시청률 성적표를 남기며 종영했다. 하지만 뜻깊은 수확이 있었다. 바로 배우 서지혜의 재발견이다.
 

서지혜는 요 몇년 사이 나오는 작품마다 ‘하드캐리’에 등극하고 있다. ‘질투의 화신’에서는 직진녀 홍혜원, ‘흑기사’에서는 저돌적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샤론으로 존재감을 발산했다. ‘흉부외과’ 종영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겨울의 초입, 가로수길 한 카페에서 배우 서지혜를 만났다.

“의학드라마라 굉장히 어려웠어요. 수술 장면이 회당 한 장면씩은 꼭 나왔거든요. 수술신은 한 장면을 찍기 위해서 6~7시간씩 소요되다 보니가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요”

이번 드라마는 러브라인을 완벽하게 버리고 갔다. 대신 의사들의 직업적 양심과 윤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묘사했다. 이 중에서도 서지혜가 연기는 윤수연은 최석한(엄기준 분), 박태수(고수 분)와 치열하게 대립하는 역을 소화해야 했다.

“수연이는 민폐 아닌 민폐 캐릭터잖아요.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제일 중요한건 유능한 의사가 진정한 의사로 성장해 나가는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했어요.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려면 시련이 필요한 거라고 여겼어요. 그러다보니 윤수연을 이해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전문 분야, 특히 메디칼 드라마라면 피해갈 수 없는 논란도 있었다. 본드 수술실은 그 진위를 두고 시청자들간에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출연진인 서지혜 스스로도 “처음엔 저도 이게 가능해? 라는 의문도 들었어요”라고 털어놨다.

“알고보니 실제 있었던 사례를 토대로 만든 이야기더라고요. 논란이 될 거라는 건 예상을 하고 있었어요. 자문 해주시는 의사선생님께 여쭤봤더니 말도 안되는 일이 현장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하셨어요. 인간의 일이 정석대로 되지 않고, 인체의 신비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싶었죠.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어색한 게 있었을 거 같아요. 현장에 각 분야별 자문의 5분이 계셨어요”

메디칼 드라마는 이제 장르물이 범람하는 드라마 시장에서 도전에 가깝다. 병원, 의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이제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때문에 전혀 새롭지 않다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배우로서도 작품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의학드라마 중에 정말로 수술하는 장면이나 시술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작품은 없었던 거 같아요. 우리 드라마는 그 부분에 집중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새롭게 받아들여졌어요. 그래서 대본을 읽기 시작했는데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더라고요. 그런 매력으로 ‘흉부외과’를 선택했던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문화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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