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전미비평가위원회(National Board of Review, NBR) 시상식이 열린다. 오스카 시즌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리는 시상식이다. 전미비평가위원회는 전미비평가협회와 더불어 미국 내에 저명한 비평가들이 모인 곳이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미국배우조합상(SAG), 골든글로브시상식, 미국감독조합상(DGA) 투표가 진행됐다.

사진='로마' '스타 이즈 본' 포스터

이에 앞서 오스카 하루 직전에 열리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후보가 발표됐다. 골든글로브시상식 후보 발표는 12월 6일, 미국배우조합상은 12월 12일 후보를 발표한다. 오스카가 열리는 2월 24일까지 남은 석 달 동안 여러 시상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강력한 오스카 작품상 후보는 단연 ‘로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어린 시절을 써내려가며 과거 멕시코의 정치적 상황과 감독 자신을 사랑으로 감싼 여성들의 이야기를 펼쳤다. 감각적인 연출은 물론 직접 촬영감독으로도 활약해 주목을 받고 있다. 

브래들리 쿠퍼의 ‘스타 이즈 본’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보릿’,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 클랜스만’, 피터 페럴리 감독의 인종차별 속 우정 이야기 ‘그린 북’, ‘문라이트’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배리 젠킨슨 감독의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역시 작품상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사진='바이스' '더 와이프' 예고편 캡처

남우주연상 부문도 박빙이 예상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맡은 딕 체니 전기영화 ‘바이스’에서 딕 체니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이 ‘스타 이즈 본’의 브래들리 쿠퍼와 경쟁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찬 베일은 ‘머시니스트’에서 선보인 체중감량에 이어 이번에는 체중을 늘려 딕 체니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그린 북’의 비고 모텐슨도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우주연상은 오리무중이다. 노벨상을 받은 남편이 어린 여자와 불륜을 저질러 갈등을 겪는 아내를 연기한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가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독주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타 이즈 본’의 레이디 가가를 무시할 수 없다. 오스카 성향상 작품성과 대중성이 잘 조합된 영화에 상을 주기 때문이다. 레이디 가가의 스타성도 수상에 한몫할 수 있다. ‘더 페이보릿’으로 올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올리비아 콜먼,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큰 호응을 받은 ‘캔 유 에버 포기브 미?’의 멜리사 맥카시도 무시할 수 없다.

전미비평가위원회 시상식이 오스카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앞으로 치러질 각종 비평가 시상식과 메이저 시상식에 투표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선택의 폭을 좁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감독상 부분은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감독조합상을 받은 감독 중 오스카를 받지 못한 사람은 단 3명(‘아르고’ 벤 애플렉, ‘시카고’ 롭 마샬, ‘와호장룡’ 이안)에 불과하다. 그만큼 조합상의 영향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 오스카 시즌이 시작됐다. 석 달 뒤에 열릴 오스카에서 영예의 금빛 트로피를 안을 주인공을 누가 될지 전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