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씨가 오늘(27일) 새벽 1시59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인은 최근 폐렴 증세가 있어 병원에 입원했다가 노환으로 혈압이 내려가면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 배삼룡 등과 한국 코미디 부흥 이끌어

평안남도 평양 출신인 구봉서는 코미디계 대부로 영화와 방송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1945년 태평양가극단에서 악사생활을 하며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배삼룡, 곽규석, 이기동, 남철, 남성남 등과 함께 1960∼70년대 한국 코미디 전성기를 이끌며 고단한 삶에 지친 서민들을 위로했다.

특히 '비실이' 배삼룡, '후라이보이' 곽규석과 찰떡 콤비를 이뤄 슬랩스틱 코미디의 부흥을 이끌었다. 악극단 시절을 거쳐 방송 시대가 열린 후에는 MBC TV '웃으면 복이 와요'를 통해 큰 인기를 누렸다.

 

KBS1 '그대가 꽃' 장면들

◆ ‘오부자’ 등 스크린서도 맹활약

스크린에서도 맹활약을 했다. 1956년 '애정파도'를 시작으로 '오부자'(1958), '부전자전'(1959), '오형제'(1960), '맹진사댁 경사'(1962),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등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서도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대히트작인 '오부자'에 막둥이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평생 '막둥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다.

2009년 1월 욕실에서 넘어진 이후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했지만, 여전히 정정한 모습으로 지난해 3월 KBS1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기도 했다.

 

배삼룡의 빈소를 찾던 당시를 회상하는 모습.

◆ 배삼룡 빈소서 “이젠 내 차례”

2010년 2월 평생지기 배삼룡이 세상을 뜨자 "이젠 내 차례인가 싶고 너무 슬프다. 두 사람밖에 안 남았는데 한 사람이 갔으니 이젠 내 차례 아닌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2000년 MBC코미디언부문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2006년 제13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예예술발전상,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네 아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32호실에 마련됐으며,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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