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2018 대미를 장식할 드라마 ‘남자친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달아 시청자 앞에 선보였다. ‘남자친구’가 송혜교와 박보검이라는 스타에 힘을 실은 정통멜로라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 게임 제작자의 실종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현빈 박신혜의 러브라인 두 갈래의 서사가 융화된다.

시청률만 보자면 우선 ‘남자친구’가 월등히 앞선 수치다. 전작인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 3%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반해 ‘남자친구’는 첫 방송부터 8%대로 우뚝 올라섰다. 이어 2회차 방송에서는 10%를 넘어서며 흥행보증수표 송혜교와 박보검의 힘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알함브라 궁전의 비밀’은 시청률 7.5%로 첫 방송을 시작해 2회가 7.4%를 나타내며 0.1% 소폭하락했다. 그러나 2회 엔딩에서 영화를 방불케하는 현빈의 액션이 그려지며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제 닻을 내리고 시청률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한 ‘알함브라 궁전의 비밀’의 매력포인트를 짚어봤다.

 

♦︎ 증강현실, 가장 드라마틱한 소재
 

일상에서 극적인 순간을 “드라마틱하다”라고 표현한다. 가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질만큼 극적이면서도 긴장과 박진감을 가져올 수 있는 ‘드라마틱한’ 소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평소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IT기술의 정점에 있는 증강현실(AR)을 드라마 안으로 끌고 왔다. 당초 드라마와 증강현실의 결합이라는 괴리를 과연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우를 첫 방송을 통해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그라나다행 야간열차에서 홀연히 증발된 개발자 정세주(찬열), 그리고 그를 찾기 위해 행적을 뒤쫓는 유진우(현빈)와 차형석(박훈)의 모습이 마치 하나의 게임을 보듯 긴박하게 펼쳐졌다. 또 그라나다에 첫 방문한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난 뒤 유진우가 기차 안에서 의문의 남자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담기며 눈길을 끌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허문 연출이 증강현실을 가장 드라마틱한 소재로 급부상시키며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 스페인 그라나다, 중세의 향수와 낭만이 공존하는 도시
 

그라나다는 중세시대에 아랍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이슬람 국가의 지배를 받아 아랍과 유럽 문화가 공존하는 곳으로 드라마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알함브라 궁전이 위치해 있다. 많은 게임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중세시대의 향수가 진하게 남아있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촬영지로는 최적화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발렌시아 등에 비해 국내에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는 것 역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 방송이 나간 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스페인 그라나다가 이름을 올리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현빈X박신혜, 장르 물만난 두 배우의 로맨스
 

극 초반 정세주의 실종과 이를 찾기 위한 유진우와 차형석의 대결구도가 팽팽하게 대립을 이뤘다. 정희주(박신혜)와 유진우가 풀어나갈 로맨스는 사실상 2회 엔딩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

유진우는 사라진 정세주를 찾는 대신 계약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정희주에게 접근하기로 했다. 이에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며 거액을 제안했다. 하지만 1년 뒤 유진우가 다리를 절룩이며 기차 안에서 숨막히는 전투를 벌이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에 궁금증이 모아졌다.

현빈과 박신혜는 이번 드라마에서 본인들이 가장 잘하고, 또 어울리는 배역을 맡았다.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등으로 최고의 로맨스 남주 타이틀을 거머쥔 현빈은 이번 작품에서 냉담하지만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돋보이는 IT 투자회사의 대표를 연기한다.

박신혜 역시 ‘상속자들’, ‘피노키오’, ‘닥터스’를 통해 당차고 생활력 강한 캔디 캐릭터를 본인만의 화법으로 완성 시켜온 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매력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tvN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