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윙키즈'. 강형철 감독은 이번에도 눈물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런데 이번엔 긴장감(thrill)까지 더해졌다. 

스윙키즈 도경수 스틸/스윙키즈 배급사 NEW 제공

'과속스캔들'과 '써니'로 '따스한 드라마의 대명사'가 된 강형철 감독은 한국전쟁 속 이념에 의한 '감동' '스릴'에 탭댄스라는 '재미'로 신작 '스윙키즈'의 몰입도를 높였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거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에 새로 부임해 온 미군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수용소 최고 트러블메이커 인민군 로기수(도경수),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박혜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 하는 사랑꾼 강병삼(오정세), 몸이 무겁지만 반전 댄스실력 갖춘 영양실조 춤꾼 중국인 샤오팡(김민호), 그리고 이들의 리더이자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이 우여곡절 끝에 ‘스윙키즈’라는 댄스팀을 만든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이들에게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한데..

스윙키즈 탭댄스 장면 스틸/스윙키즈 배급사 NEW 제공

영화 속 가장 큰 포인트는 음악이다. 전작 '과속스캔들' '써니'에서 시그니처 음악을 기가 막히게 요리해 관객에게 감동과 큰 재미를 안기며 연이어 흥행 돌풍을 일으킨 '흥행술사' 강 감독은 특히 탭댄스 장면에서 1980년대 히트곡 정수라의 '환희'와 비틀즈의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 등 1950년대와는 무관한 음악들을 등장시켜 의외의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귀를 호강시키는, 시대 배경과 걸맞는 올드 재즈들이 대거 흘러나오지만 현대적 음악으로도 반전의 재미를 준다.

이들 현대적 음악과 함께 가슴 뛰게 하는 '탭댄스 소리'와 극중 배경인 '한국전쟁'은 전 세대 관객들이 공감할 만하다는 점에서 '흥행 기운'이 느껴진다.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에는 미군, 인민군, 남한군들이 모여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긴장감을 형성시킨다. 강 감독은 감동(눈물), 웃음 위에 이런 스릴까지 더해 눈 뗄 수 없는 전개로 스크린에 관객을 빨아들인다. 

스윙키즈 스틸/스윙키즈 배급사 NEW 제공

'스윙키즈'는 전쟁 통 속에서도 오직 탭댄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열정을 그린 영화답게 이념을 비중 있게 다뤘다. 극중 "(한국)전쟁은 미국과 소련 자기들 좋으라고 하는 거지 왜 우리 할머니까지 피해를 봐야 하냐"는 인민군 포로의 대사는 2018년 현재까지도 분단 현실에 놓인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던진다. 클라이맥스인 마지막 크리스마스 공연신에 나오는 '빌어먹을 이념'이라는 탭댄스 공연 제목 역시 그러하다. 

도경수 박혜수 오정세 등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흥과 끼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이들이 실제 땀 흘리며 신나게 춤추는 장면에선 생동감이 느껴지며 보는 이도 저절로 발을 움직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스윙키즈'를 뮤지컬 영화로 오해하는 관객을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할 한 가지. 영화는 강형철 감독이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브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뮤지컬 영화화시킨 것이 아닌, 드라마를 중심으로 재창조했다. 

러닝타임 133분. 12세 관람가.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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