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보이스 피싱에 거액의 사기를 당했다.

5일 의료봉사 활동차 네팔에 머물고 있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말 어려운 말을 꺼낸다. 이제서야 알았는데 억장이 무너진다. 비서관한테도 말을 못했다.”라며 자신이 보이스 피싱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순천 한 목사의 딸 사이에 남매를 두고 있다. 노무현 핏줄 아니냐, 거둬야 하지 않겠냐. 이들을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소리를 듣는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윤장현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딸 사업문제로 5억원이 필요하다는 문자 메시지에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30분간 이어진 통화에도 윤장현 전 시장은 보이스 피싱인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오히려 전화 말미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인간 노무현의 아픔을 안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내 이성이 마비됐다”라고 밝혔다.

보이스 피싱 범죄를 저지른 김씨는 권양숙 여사 등 1인 2역을 하며 직접 윤장현 전 시장의 시장실에 나타나 취업청탁까지 했다. 김씨 아들은 김대중컨벤션센터 계약직으로, 딸은 모 사립중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가 지난 10월과 지난 4일 각각 계약이 만료됐거나 자진 사직했다.

4차례에 걸쳐 돈을 송금받은 김씨는 윤장현 전 시장에게 돈을 요구하면서 권양숙 여사의 진짜 딸 노정연씨까지 들먹였다.

윤장현 전 시장은 공천을 대가로 거액을 보낸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한마디로 말이 안 된다”라며 “공천 대가라면 은밀한 거래인데 수억원을 대출받아서 버젓이 내 이름으로 송금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느냐”라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3일까지 출석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윤장현 전 시장은 “반드시 13일 이전에 검찰에 나가 모든 것을 밝힐 것이며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자랑스러운 광주의 역사에서 전직 시장이 포토라인에 선다는 것 자체가 시민들께 죄송하고 부끄러울 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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