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예능에서 등장한 책들은 때때로 큰 주목을 받기도 한다. 특히 작품의 의미와 책 고유의 해석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해내기도 한다. 인문학도 스펙이라는 요즘 시대에 독서는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겨울 ‘뭘 읽어야 할까’, 여전히 고민 중이라면 드라마 속 책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대중 산업인 드라마에 등장할만큼 내포된 뜻을 읽어내기 쉽고, 또 아름다운 문장을 자랑하는 책들을 모아봤다.

 

♦︎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진=tvN '남자친구'

첫 방송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어모은 tvN 새 수목드라마에서 김진혁(박보검)은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독서광으로 등장했다. 매회 김진혁이 읽는 책들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회에서는 쿠바를 여행 중이던 박보검은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김연수 작가의 소설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읽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2009년 초판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총 9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김연수 작가 특유의 아름다운 문장과 재치있는 화법이 어우러져 가독성 역시 좋다.

 

♦︎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사진=tvN '남자친구'

사랑을 하면 닮아 간다는데 ‘남자친구’ 차수현(송혜교)과 김진혁이 그런 케이스 아닐까? ’남자친구’ 3회 방송에는 김진혁의 추천으로 나태주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을 읽게되는 차수현의 모습이 담겼다.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인 김진혁과 차수현이 만나 앞으로 겪게 될 험난한 여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시 ‘그리움’은 간결한 문장과 직관적인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차수현이 김진혁을 서울로 돌려보낸 후 홀로 쓸쓸하게 호텔방에 남은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 서정주 ‘문둥이’ ‘입맞춤’
 

사진=MBC '붉은 달 푸른 해'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는 사건 현장마다 시구가 등장한다. 평소 아름답다고만 느꼈던 시어가 드라마의 스릴러와 만나 전혀 다른 느낌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서정주 시인의 ‘문둥이’, ‘입맞춤’ 그 주인공. 특히 초반 아동학대 혐의로 옥살이를 하다 출소한 후 살해당한 여인의 집에서는 ‘문둥이’의 한 구절인 ‘보리밭에 달 뜨면’이 발견되며 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졌다.

또 다른 사건 현장에서는 ‘입맞춤’의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라는 구절이 등장했다. ‘붉은 달 푸른 해’ 애청자들은 마치 단서처럼 현장에서 등장하는 시들과 사건의 연관성을 추론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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