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부의 극단적 선택은 과연 자의였을까, 타의였을까.

8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두 번의 판결과 대법원 파기 환송에도 아직 종지부가 찍어지지 않은 30대 부부 사망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사진=SBS

지난 3월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30대 부부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된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현장을 찾았을 때 부인은 이미 사망한 상태다. 중태에 빠진 남편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역시 숨을 거뒀다.

부부가 발견된 방에서는 전소된 번개탄이 발견됐고, 가족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전송한 것이 확인됐다. 언뜻 보기엔 두 사람이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

남편 양씨와 아내 강씨는 3년 전 재혼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였다.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족들은 제작진에게 부부가 남긴 유서를 건넸다. 18장의 유서에는 한 사람을 향해 쏟아내는 저주가 담겨 있었다. ‘무언의 살인자’이자 ‘가정파탄자’. ‘죽어서라도 끝까지 복수할’, ‘매 순간순간이 지옥이고 잠이 든 순간마저 악몽이어야 할’ 상대로 지목된 이는 가족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은 바로 장씨였다.

양씨의 죽마고우인 장씨는 지난해 4월, 양씨가 업무차 해외에 간 사이 강씨를 폭행 협박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장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고 법원에서는 강제에 의한 성폭행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11월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한 항소심을 준비하던 부부는 2심 공판이 시작되고 3일 뒤, 피의자를 비난하는 유서를 남긴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부부 없이 이어진 2심에서도 장씨는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건이 잊혀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10월 대법원이 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원심판결이 성폭행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한편 폭행과 협박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장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제작진과의 만남을 요청한다.  제작진은 부부의 가족과 동료, 장 씨 측 지인 등 20여 명의 사람들을 만나 작년 4월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전말을 취재한다. 아울러 성폭행 사건 판결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유죄와 무죄의 갈림길에서 재판부에 무엇이 중요하게 요구되는지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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