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천만영화 ‘왕의 남자’ 광대 공길 이후 드라마 ‘일지매’ ‘아랑사또전’ ‘조선총잡이’ ‘밤을 걷는 선비’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극 행보는 시청률과 평판의 두 마리 토끼를 척척 잡아낸다. 배우 이준기(34) 스토리다. 이번에는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다. 극중 늑대처럼 성장한 태조 왕건의 4황자 왕소로 분한 그가 사극 장르에서 불패신화를 써내려가는 이유 4가지.

 

1. 눈빛

크거나 부리부리한 눈매가 대세이던 시절 날카로운 일자형 눈매는 데뷔 때부터 이준기의 특별한 점이었다. 배우의 표현술에 있어 눈빛 연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특히 은유가 많은 사극에서는 ‘지긋이’ ‘그윽한’ ‘강렬한’ 등 눈으로 말하는 부분이 많다. 이준기의 눈빛은 사극의 은은한 느낌과 잘 맞을 뿐만 아니라 예리함, 로맨스가 결합된 퓨전사극이 요구하는 섹시함을 잘 담아낸다.

‘달의 연인’에서 왕소는 어머니 황후 윤씨(박지영)의 손에 얼굴의 상처를 얻어 버림받은 채 소년시절을 보낸 후 끊임없이 살해당할 뻔했고 생존하기 위해 차갑고 잔인한 남자가 됐다. 나례연에 참석하기 위해 송악에 돌아온 그의 눈빛에는 설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눈빛만으로 왕소의 감정을 전달하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2. 연기력

20대 배우시절부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신인 시절 ‘왕의 남자’에서 쉽지 않은 동성애 연기를 밀도 높게 소화했던 그는 연륜을 다지며 감정의 폭과 깊이가 더욱 확대됐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소용돌이치듯, 물 흐르듯 표현한다.

3회 마지막 10분에서 왕소는 어머니가 정윤(김산호) 암살 시도의 배후인 것을 알게 된 뒤 살수들의 은신처를 찾아가 증거를 인멸하는데 원수 같은 어머니임에도 모정을 갈구하는 모습으로 애처로움을 자아낸다. 반면 순간순간 보여지는 비릿한 미소는 소름을 돋게 한다.

 

3. 액션

태권도 선수 출신인 이준기는 몸놀림이 가볍고 민첩해 격투, 검술, 와이어 액션 등 액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달의 연인’에서 그의 액션은 어머니를 향한 울부짖음처럼 보여 전율을 일으키는가 하면 일당백으로 칼에 몸을 맡기며 살수들을 제압하는 장면은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대역 없이 검을 들고 유려하면서도 호쾌한 움직임으로 카메라 앞을 날아다니는 그를 보며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눈빛, 연기력에 액션능력까지 갖췄으니 가성비 절대 갑이다.

 

4. 팬덤

아이돌이었던 ‘왕의 남자’ 이후 10년간 이어져온 팬덤이 공고하다. 국내뿐만이 아니라 중화권 팬들이 상당수를 이룬다. 10~20대 젊은 여성팬 구성이 아니라 젊은 세대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고 강력하다. 그가 출연하는 작품마다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든든한 우군을 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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