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보내며 이제 2016년 절반이 훌쩍 지나갔다. 게임 업계에서 올해 상반기는 축제와도 같은 시기였다. 수많은 명작 게임들이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그 중 눈여겨볼만한 작품들을 추려 소개해봤다. 혹시 이들 중 미처 해보지 못한 게임이 있다면 플레이해 보길 추천한다.

 

-오버워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수년간 PC방 점유율 1위를 수성하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위협하는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비주류, 마니악한 장르라 여겨지던 FPS ‘오버워치’. 오버워치는 수많은 영웅 중 하나를 선택하여 총격전을 벌이는 온라인 게임이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 다년간 메가히트작을 개발한 노하우를 이용해 오버워치 속 22명의 영웅 캐릭터들에 각각의 개성과 배경스토리를 부여했다. 또한 입문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본래 FPS 게임은 조준실력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초보자는 고수에게 ‘끔살’당하기 일쑤. 하지만 오버워치는 각 영웅별로 치유, 보호 등의 역할을 구분해 조준실력과 상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게임 말미에 최고 활약을 펼친 플레이어의 리플레이를 보여주는 ‘최고의 플레이(POTG)’ 시스템을 도입해 성취감을 높였다. 지난 5월 발매된 오버워치는 현재까지도 PC방 점유율 경쟁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으며, 예전만 못하던 블리자드의 위상을 톡톡히 드높였다.

 

-더 위쳐 3 : 블러드 앤 와인 (CD 프로젝트 RED)

지난해 출시돼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이하 GOTY)’을 수상한 ‘더 위쳐 3’의 두 번째 확장팩 ‘블러드 앤 와인’이 5월 발매됐다. 주인공 ‘게롤트’의 서사를 완벽하고 환상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받는 이 확장팩은 게이머들에게 ‘혜자스러운 볼륨’이라 칭송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추가된 콘텐츠가 본작에 버금갈 만큼 방대하고 퀄리티 또한 빼어나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은 일부 게임업체가 부실한 확장팩을 고가에 파는 상술 때문에 ‘확장팩’이라는 콘텐츠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정반대의 마케팅으로 오히려 긍정적 명성을 손에 넣었다. 자사 게임에 대한 제작사의 애착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제로 게임을 접한 유저들은 “게임이 끝난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라 입을 모으기도 했다. 동명 판타지 소설이 원작인 이 게임은 폴란드의 신생 게임사 ‘CD 프로젝트 RED’를 주목받는 성장기업으로 만들기도 했다.

 

-둠 (이드 소프트)

만약 당신이 1993년에도 열혈 게이머였다면 이 게임명도 틀림없이 기억하고 있을 것. FPS 게임의 기본을 정립했다고 평가받는 기념적인 게임 '둠'이 올해 리부트됐다.

둠은 ‘고전 명작의 리부트’라는 점 때문에 기대치가 높았으나,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았으며, 발매 전 프리뷰어들에게 제한적인 정보만을 제공했다. 때문에 발매 전 온갖 우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액션과 흥분을 고조시키는 음악으로 새롭게 단장한 채 성공적으로 귀환했고, 발매되자마자 그간 우려를 불식시키며 열렬한 호평을 받았다. 게이머들은 둠을 통해 악마보다 더한 존재, ‘둠가이’가 되어 악마를 잔혹하게 찢고 부수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다크소울 3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의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2회차 특전’이나 ‘무작위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게임에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근본적 요소는 바로 ‘게임오버’다. 다크소울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완결작인 이 게임은 지나치게 쉽고 화려한 액션게임들에게 경종을 울린 명작으로 손꼽힌다. 바로 ‘자비 없는 난이도’ 때문이다.

만약 플레이어가 그간 다른 게임들에서 ‘잡몹’들을 학살하며 경험치와 장비를 얻었다면, 이 게임에서는 ‘잡몹’들이 플레이어를 학살한다. 좁은 낭떠러지에서 플레이어를 비웃듯 밀어 떨어트리고, 보이지 않는 구석에 숨어 독 화살을 날린다. 게임패드를 집어던지고 싶을 만큼 어려운 이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하드코어함’ 때문이다.

이밖에도 모호하고 불분명한 배경스토리,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튜토리얼 등 불친절한 게임시스템이 오히려 게이머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군단 (블리자드)

한국에 서비스를 개시한지 어느새 12년이 된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6번째 확장팩 ‘군단’이 발매됐다. 다양한 신규 콘텐츠가 포함돼있으나 유저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일리단’의 부활이었다.

일리단은 2002년 ‘워크래프트 3’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게임 속 캐릭터. 그런 그가 WOW의 첫 번째 확장팩 ‘불타는 성전’의 최종보스로 정해졌을 때 수많은 ‘와우저’들은 복잡한 심경을 뒤로한 채 일리단을 죽였다. 하지만 일리단을 추종하는 현실 속 ‘일리다리’들은 계속해서 “일리단님이 살아계신다!”라며 그의 죽음을 부정했고, 마침내 그것이 현실이었음이 드러났다.

와우저들은 죽은 캐릭터를 부활시키는 것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며 스토리의 왜곡을 걱정했지만, ‘WOW는 접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란 말을 증명하듯 수많은 ‘와저씨’, ‘와줌마’들이 다시 아제로스를 지키기 위해 전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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