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하이힐에 미니스커트를 입었지만 그녀의 다리는 상처 투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제대로 들지도 못하는 장도리를 들고 누군가를 찾는다. 영화의 시작은 이시영의 빨간 미니 원피스만큼 강렬하다. 곧 그가 세상에 뻔뻔한 피의자들을 응징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점점 찾아갈 수록 어떤 사건에 가닿으며 분노하는 언니 인애(이시영)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영화다. 이시영은 대역하나 없이 모든 액션을 소화해냈다. 총, 칼 액션은 물론 카체이싱에, 각종 도구 액션까지 하드캐리했다.

#1 PICK, 이시영의 분노 액션 '액션 집약체'

극중 은혜가 없어졌지만 학교에선 가정 탓을 한다. 경찰은 절차를 따지며 안이하게 생각한다. 인애는 그 누구의 도움없이 홀로 은혜의 흔적을 따라 간다. 인애는 동생의 흔적에 가까워질 수록 그동안 몰랐던 비밀을 알고 분노한다.

92분 내내 스크린엔 타격감 넘치는 액션이 가득하다. 특히 이시영은 원컷부터 롱테이크 액션까지, 모든 액션 연기를 CG나 대역 하나 없이 홀로 소화해냈다.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작품. 깨 부수고, 칼로 찌르고 들이 받을 때, 나쁜 놈을 응징하는 이시영의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다.

극 말미 최진호와의 격투신에선 그녀의 전매특허 핵펀치가 액션의 정점을 찍었다. 이시영이라 가능했던 영화가 아닐까. 이시영의 홀로 하드캐리한 모습은 영화 '테이큰'이나 '아저씨'를 떠오르게 한다. 

#2 PICK, '난 잘못한게 하나도 없는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

극중 은혜는 지적 장애를 갖고 있다. 예쁘장한 얼굴에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은혜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나쁜 놈들의 타겟이 되고 피해자가 됐다. 하지만 그는 어디에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

극 중 한 피의자는 '지난 일은 미안하게 됐어, 근데 이미 지난 일인 것을 어떡해'라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뻔뻔한 태도다.

성매매, 안마방, 성폭행 장면 등 사회적 약자의 피해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이시영을 비롯한 관객들을 분노케 한다. 영화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했다. 공권력은 피해자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현실이 담겼다.

#3 PICK, 분노 액션에만 집중했나, 방향 잃은 캐릭터

극 중 인애의 분노 원인은 명확하다. 동생을 잃었고 동생의 상처를 알아가면 갈수록 분노의 게이지는 점점 차오른다. 은혜의 행방을 쫓으며 슈퍼 주인, 사진관 주인, 카센터 주인 등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 가운데 정우(이준혁)의 등장은 극에 새로운 변화를 암시한다. 하지만 그의 서사가 짧아 개연성을 갖기엔 아쉬움을 남긴다.

나쁜놈을 응징하는 캐릭터인 인애의 다리 훑어내리는 카메라의 시선은 사회를 향해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 인애의 캐릭터와는 달리 캐릭터성을 잃게 해 불편함을 안기기도 한다. 

러닝타임은 94분, 청소년관람불가. 개봉은 2019년 1월 1일.

사진=GH엔터테인먼트, 조이앤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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