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시영을 마주한다면 '이 작은 체구로 액션을 다 소화했다고?'라는 의문이 생긴다. 탄탄한 근육은 보이지 않는다지만 얼굴로 보나 체구로 보나 정말 '깡다구'가 장난 아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1월 1일 새해 첫날 개봉한 영화 '언니'에서는 액션 신을 100%, 스스로 소화해냈기에 특히 이 표현이 떠오른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만난 이시영은 액션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그는 액션을 즐기며 무한 애정을 쏟아냈다.
영화 '언니'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가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를 찾기 위해 그의 행적을 쫓으며 은혜의 비밀을 알고 복수를 펼치는 내용이다.
#'언니'하면 떠오르는 '빨간 하이힐과 미니 원피스'
▶2016년 여름에 촬영했다. 촬영 전부터 제작진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우리 영화상에 있냐는 질문을 했다. 시나리오 읽을 때 오프닝 전사가 너무 강렬하게 남았다. 그 몇 장으로 되게 궁금해졌다. 그 장면이 되게 강렬했다. 만약 편한 무채색 계열 의상에 운동화를 신었다면 주목받았을까 싶다.
그런 부분이 파격적이라 좋았으나 현실적인 부분에 부딫힐 때는 힘들었다. 하이힐 신었을 때 무게 중심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 그림이 어설프고 이상하면 공감이 안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이 많아서 반대했었다. 하지만 빨간 치마와 하이힐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여자는 치마를 입고 예뻐야 해'라는 의미가 동생을 구하는 인애의 분노로 이 여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상징성에 무게를 뒀다. 불편할 수 있는 복장과 어울리지 않는 외형적인 모습으로 액션을 하는데 있어서는 최대한 보여드린 것 같다.
#대역은 항시 대기였지만 100% 액션신 소화
▶영화 촬영하기 전 4kg을 증량했다. 살이 아닌 근육을 많이 붙게 하려고 했다. 이 영화는 준비할 때 마음가짐이 달랐다. 액션 스쿨도 진짜 열심히 갔다. 작지만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9kg정도 체중을 늘리고 지방을 빼면서 유산소 운동 하면서 결국 근육만 남겼다. 58kg이었다. 제가 원하는 체격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다.
사실은 체력적으로 어렵거나 힘들기보다는 대역을 안 쓰고 직접 하게 되면 할 수 있는 동작의 한계가 온다. 내가 할 수 있는 액션 기술, 난이도 한계가 오는 게 제일 힘들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리얼함이 다 보이는 액션을 좋아한다. 근데 막상 당사자가 되니까 그 액션을 피하고 싶더라. 부담감도 있었다. 그래도 운동을 했었기 때문에 영화를 찍더라도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다. 액션에 많은 중점을 두고 얘기를 했다.
근데 감독님이 예상했던 것이랑 정반대 얘기를 해주셨다. '너가 대역없이 영화를 찍게 된다면 그런 호흡으로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현실적인 영화 찍고 싶다' 하셨다. 그게 말은 멋있지만 시작도 결과도 제가 부담해야되는거라 고민됐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한 매리트가 액션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저한테 소중했고 필요한 기회였다. 현장엔 대역이 항시 대기였다. 대역 없이 하다보니 진짜 숙련된 액션 배우가 아니라서 한계가 오면 힘들더라. 몇 번을 확인하듯 여쭤봤는데 대역이 해주는게 흐름상 몰입도가 있고 설득력 있는 액션이라면, 퀄리티도 높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현장에서 선택을 했고 그 상황에 맞춰서 액션 합도 짜고 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준 부분도 있다.
#홀로 남자 배우들과 일대다(多) 액션
▶여자가 다수의 남자를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에서는 좀 힘들다. 그게 가능해지게 하려면 설득력을 쌓아가야되는 건데 극 중 인애는 특공 무술을 할 수 있는 전직 경호원이다. 그래서 주짓수를 배웠다. 주짓수는 타격보다는 기술을 건다는 것이 주를 이룬다. 처음부터 무기를 장착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인애도 자신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하는 액션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액션을 선택하게 됐다.
영화를 위해 주짓수를 3개월정도 배웠다. 주짓수는 심도 깊고 너무 위험한 운동이다. 실제 너무 위험해서 1년 정도 해야 기본기를 익힐 수 있는 운동이더라. 저는 상대 배우들과 약속하고 합을 맞춘 것이라 그러지 정말 위험한 운동이다.
상황상 상대 배우들이 너무 걱정을 많이 해줬다. 배려를 많이 해줬다. 그래서 좀 더 수월했던 부분도 있었다. 합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액션 배우들과 하면 그분들이 잘 받아줘서 편하다. 배우들끼리 액션을 하게 되면 사고가 생길 수 있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최진호 선배님도 합을 많이 맞춰주셨다. 전문 액션 배우랑만 하다보면 다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선배님이 '나는 이 씬이면 끝나는데 너는 뒤에 더 있지 않냐'고 말해주셨었다. 많은 배려 덕에 액션을 할 수 있었다.
②에서 계속..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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