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서 이어집니다.

'언니'는 지적 장애인 동생 은혜(박세완)가 과거 동네 또는 주변 남성들에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언니 인애(이시영)의 분노가 폭발하는 서사다. 감독은 실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복수'를 전제로 한다는 점은 영화 '아저씨' '테이큰'과 비슷하지만 여성 액션 영화라는 점은 '악녀'와 '마녀'를 연상케 한다.

#'악녀'-'마녀'와는 캐릭터의 출발점부터 다르다

▶그 영화들을 여러 번 봤다. 여배우로서 되게 부러운 작품이다. 하지만 세 영화 다 캐릭터 자체의 출발점이 다르다. '마녀'는 초인적인 힘을 가진 여성이다. '악녀'는 철저하게 훈련된, 킬러로 키워진 인물이다. 거기서 오는 매력과 시선을 잡는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있다.

저희 영화는 평범한 한 인간이 동생이나 가족을 구하는 영화다. 세 영화 다 카메라 법도 다를 수 밖에 없고, 성질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언니'가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동생이 이 사회에서 부당한 피해를 당했는지에 대해 감정을 가지고 '분노'를 택했다. 그래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결이 다른 느낌이다. 장·단점은 분명히 있다. 인애라는 인물은 사람을 보호하는 일을 했던 사람이다. 평소에 살인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스타일리한 액션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루즈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언니'가 더 액션이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것 같다.

#동생 은혜 역 박세완 연기 덕분에 감정 연기 가능

▶우리 영화는 시사 프로를 보고 어떤 사건을 접하면서 시작됐다. 현실에서는 공권력에 두드리고 도움 요청했지만 피해자랑 가족은 그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내가 응징하고 동생을 구해야한다는 생각에 응원도 했다. 대리 만족을 위해서 현실에서 못하는걸 영화에서 해보는거면 좀더 시원하게 해결하고 싶었다. 실제 시나리오 볼 때는볼 때 너무 놀라웠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키는 일들이 많아졌다.

은혜는 주체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인애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박세완 배우가 없었으면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이 부족했을 것이다. 세완이라는 인물이 내가 이렇게까지 동생을 구하게 감정을 불러일으키게끔 연기를 완벽하게 해 줘서 감정 연기, 액션 연기가 가능했다. 연기하면서 되게 외로웠는데 도움을 많이 받고 영화적으로도 고마운 부분이 많았다.

#내가 인애라면 

▶'나에게 이런 가족이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1차원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더라. 실제 지적 장애를 가진 가족들 인터뷰에서 그분들이 짐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인애도 사실 은혜를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아이만 아니면'이라는 생각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은혜의 과거를 알고 난 뒤 자신에 대한 분노도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저라도 영화처럼 동생을 찾아 나설 것 같다. 사실 현실은 처음도 못 가서 좌절할 수도 있다. 실제로는 다들 그렇게 못 하신다. 감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가 다 있으니까 영화 보고 대리 만족하셨으면 좋겠다.

일대다(多) 액션도 사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할 것 같다. 저도 혼나 엘리베이터 탈때 불안할 때가 있다. 뭔가 계속 낯선 남자와 같은 길을 갈 때 무서움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뭔가 그들이 위해를 가할 때 내가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나 급소를 찌른다거나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은 많이 해봤다. 

 

③에서 계속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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