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형사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12년 방영된 ‘감옥으로부터 온 퍼즐’ 편의 이야기를 새롭게 조명한다. 영화 ‘암수살인’의 모티프가 된 사건은 새롭게 등장한 범죄 목록을 중심으로 살인범 이두홍(가명)과 김정수 형사의 끝나지 않은 진실게임이 시작된다.

2010년 김정수 형사는 교도소에 있는 이씨로부터 한 통의 퍼즐 같은 편지를 받았다. 그 속에는 자신이 다수의 살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고백이 담겨 있었다. 김 형사를 만난 이 씨는 그에게 11개의 사건 리스트를 적어주었다. 이른바 ‘살인리스트’였다. 거짓이 교묘하게 섞인 리스트 속에서 경찰은 실제 사건들을 찾아냈고, 이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범죄자와 형사의 진실게임은, 이 씨가 보내온 또 다른 편지 한통으로 인해 다시 시작되었다. 그 편지 속에는 이전에 말하지 않았던 새로운 살인 사건들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자신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고백하는 편지, 과연 이 사건들은 진실일까? 아니면 범죄자 이 씨의 또 다른 허황된 거짓말일까.

이두홍의 진술서에서 자주 등장하는 곳이 있었다. 바로 군북 IC였다. 이희순이 묻어있을 이곳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컸다. 당시 이두홍은 군북 IC 근처에서 공사가 진행됐다는 등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제작진은 군북 IC 근처에서 유골이 발견됐는지 알아봤지만 신고 들어온 것은 없었다.

진실을 확인할 시간이 왔다. 김정수 형사는 이두홍 진술대로 군북 IC 주변 소나무 근처에서 암매장했다는 주장을 믿어봤다. 포크레인이 해당 구역을 파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자 그 안에서 뼈처럼 보이는 물건이 나왔다. 하지만 그곳은 이장한 자리였다. 이장사가 발굴을 해보지만 “전부 생땅이네”라며 안 나온다고 말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김정수 형사는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 사람이 살아있었다면 오늘도 땅 판 이야기를 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과연 이두홍은 이희순을 어디에 묻었을까? 전문가들은 살인범들이 자주 매장하는 자리에 계속 시신을 묻는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신순임을 묻었던 아리랑고개에 이희순이 있을까?

인적 드문 아리랑고개를 암매장 장소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두홍은 과거 동거녀 신순임을 여기서 유기했다. 이두홍은 색다른 장소에 시신을 묻고 다니진 않았다. 그만큼 아리랑고개에 이희순이 있을 가능성은 커졌다. 하지만 확실한 내용 없이 김정수 형사는 아리랑고개의 땅을 팔 수 없었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김정수 형사는 신순임 아들을 찾아갔다. 두 사람은 신순임 시신 발견 이후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다. 9년 동안 이어진 고된 여정 속에서 김정수 형사가 하고 싶은 건 수사 진행이었다.

전문가들은 처벌 관점에서는 수사가 종결됐지만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유력 용의자의 자살, 자신의 범죄가 김정수 형사와의 게임이었을 뿐이었던 이두홍. 그의 손에 죽은 사람들의 혼은 누가 달래줄 수 있을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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