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2019 아시안컵에서 우승후보국들이 1차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 등은 상대적 열세로 평가되는 나라들을 만나 어렵게 승리를 따내거나 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이변의 1차전이었다.

두바이=연합뉴스

아시안컵 3회 우승국이자 아시아 국가 중 피파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9위)은 8일 열린 아시안컵 D조 1차전 예멘과 경기에서 골 폭풍을 일으키며 5-0 대승을 거뒀다. 예멘전까지 포함해 최근 7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같은 조 이라크, 베트남보다 전력상 우위에 있어 토너먼트 진출은 따 놓은 당상이다.

이란을 제외하고는 강팀들의 경기력이 불안하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 최약체로 분류되는 필리핀을 맞아 1-0 신승을 거뒀다. 7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필리핀을 압도했지만 한골에 그쳤다. 한국이 1차전에서 2골차 승리를 거둔 건 40년 전 일이다. 그만큼 1차전에서 경기력 난조를 보였다.

여기에 기성용, 이재성의 부상과 풀백들의 경고까지 더해 2차전 키르기기스탄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하는 부담감이 생겼다. 하지만 한국이 1차전을 계기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 토너먼트 진출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키르기기스탄이 중국을 맞아 선전한 만큼 긴장을 늦출 순 없다.

일본은 약체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해 3-2 진땀승을 거뒀다. 세대교체를 시작한 일본이지만 멤버 면면을 살펴보면 1군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공격은 날카로우나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공중볼 및 침투패스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AP=연합뉴스(호주 꺾은 오만)

우즈베키스탄과 최근 상승세의 오만을 만나 어렵게 2-1 승리를 챙겼다. 후반 막판 극장골이 아니었다면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상황은 다른 강팀보다 좋지 않다. 오만전 전에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무득점 패배를 기록했다. 작년 AFC U-23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대 교체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여전히 과도기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의 상황은 심각하다. 핵심 미드필더 애런 무이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요르단을 만나 0-1 충격패를 당했다. 요르단,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 비교적 쉬운 조에 속했지만 호주는 첫 경기부터 패하며 토너먼트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동남아시아는 물론 서아시아, 중동 국가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강팀들과 겨뤄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게 선전의 이유로 꼽힌다. 최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상승세, 세계적인 명감독들의 아시아 국가 진출이 대표적이다.

강팀들의 하향 평준화가 된 게 아니라 약팀들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 축구 흐름 속에 트렌드를 잘 읽어내며 전술적인 분석으로 강팀을 상대는 약팀들의 선전이 2차전에도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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