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극 ‘공항 가는 길’이 방송 2회 만에 웰메이드 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몰입도를 높이는 감성멜로 장르의 진가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22일 2회 시청률은 7.5%(닐슨코리아 집계)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첫째. 감성 장인들의 협업

‘공항 가는 길’로 TV드라마에 진출한 시나리오 작가 이숙연은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로 신선한 멜로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충무로에서 ‘감성이 뛰어난 멜로 전문 작가’로 꼽혀온 그는 담담하고 섬세한 대사, 인물들의 심리에 밀착한 화법으로 공감대를 넓힌다. ‘황진이’ ‘응급남녀’를 통해 감성연출을 보여준 김철규 PD는 작가의 말말말을 살리는 감각적인 연출로 벌써부터 명장면을 쏟아내는 중이다.

 

둘째. 설렘과 그리움의 공간 ‘공항’

공항은 떠나는 사람의 설렘과 보내는 사람의 그리움이 공존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별과 만남, 재회가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베테랑 스튜어디스 최수아(김하늘)와 건축학과 강사 서도우(이상윤)가 처음으로 만나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미묘한 떨림을 확인하게 되는 배경으로 쓰인다. 절로 배어나는 미소, 남몰래 훔쳐내는 눈물 등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공항’은 두 남녀의 감정과 자연스럽게 포개지며 포물선을 그린다.

셋째. 공감과 위로

시청자의 가슴을 가장 크게 두드린 것은 요즘 드라마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감성’이다. 이 같은 감성을 완성하는 2가지 키워드가 바로 ‘공감’과 ‘위로’다. '공항 가는 길'은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유 탓에 해외 유학 중인 사춘기 딸아이, 서먹서먹한 사이가 돼버린 배우자란 아픈 손가락을 가진 최수아와 서도우가 서로 공감하고, 상대의 상처에 위로가 돼가는 과정을 성숙하고도 섬세하게 담아낸다. ‘기혼남녀의 불륜’이란 프레임을 사뿐히 뛰어 넘는다.

 

넷째. 수채화 같은 연기

딸 효은(김환희)을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입학시킨 뒤 혼란스러워하던 수아는 도우의 전화 속 위안에 골목길에 풀썩 주저앉아 눈물을 쏟는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딸 애니의 유골함을 품은 도우와 딸의 룸메이트였던 애니의 유품을 챙겨온 수아는 여명의 한강변에 함께한다. 애니를 떠나보내는 서우의 눈물과 그 순간을 지켜본 수아의 촉촉해진 눈빛은 그 어떤 멜로보다 찌릿했다.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가 그려낼 궁극의 사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김하늘 이상윤의 수채화 같은 연기로 인해 밑그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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