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밀정’은 개봉 21일째인 27일 오후 4시15분 700만 고지를 넘어섰다. ‘밀정’이 써내려간 비망록 5가지.

하나.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인이지만 일본 경찰로 살아가는 한 남자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건 의열단 간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려내며 팽팽한 긴장과 뜨거운 울림을 선사했다. 관객은 개봉 4일째 100만, 5일째 200만, 8일째 300만, 10일째 400만, 11일째 500만, 12일째 600만, 역대 추석 연휴 관객수 2위, 20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라는 초고속 흥행으로 화답했다.

둘. 일제 고등경찰인 경부로 재직 중이던 황옥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시현과 함께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1923년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극과 극의 정체성을 지닌 황옥은 극중 이정출(송강호), 김시현은 김우진(공유)으로 탈바꿈하며 실화가 주는 리얼리티를 객석에 투척했다.

셋. 작품마다 일생일대의 연기로 관객의 신뢰를 더해온 배우 송강호는 조선인 일본경찰 이정출로 분해 생존과 대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의 복합적인 심리 변화를 깊이 있게 풀어냈다. 천만영화 ‘부산행’의 주역 공유는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 역을 맡아 송강호를 카운터파트 삼아 물실 틈 없는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 집요하게 의열단을 좇는 일본경찰 하시모토 역의 엄태구, 여성 의열단원 연계순 역 한지민, 냉정한 카리스마의 의열단원 조회령 역 신성록까지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넷.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 ‘콜드누아르’라는 독특한 시도를 통해 스타일과 품격이 살아있는 웰메이드 작품을 탄생시킨 김지운 감독은 혼돈의 시대에 나라를 잃은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선과 적과 동지를 오가는 복합적인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내 관객의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다섯. ‘밀정’의 화룡점정은 배우 이병헌이 찍었다. 김지운 감독과 ‘달콤한 인생’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에 이어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장 정채산 역으로 특별출연, 짧은 분량임에도 등장하는 순간부터 시선을 붙드는 마력을 발휘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풍운아의 기개와 배포, 암울한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은 낭만의 향기를 스크린 가득 퍼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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