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오스카 후보 발표도 이제 일주일 앞(1월 22일)으로 다가왔다. 대략적인 유력 후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블랙(Black)’이다. 3년 전에 흑인 배우들이 단 한 명도 후보에 오르지 않아 이슈가 됐던 오스카가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여러 시상식에서는 ‘블랙’ 열풍이 불고 있다. ‘블랙 팬서’ ‘블랙 클랜스맨’ ‘그린 북’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등이 열풍에 앞장서고 있다. ‘블랙 팬서’는 골든글로브 사상 최초로 마블 유니버스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의상부문 시상식에서도 ‘블랙 팬서’가 이름을 올렸고 비주얼-CG효과 시상식에서도 노미네이트됐다.
‘블랙 클랜스맨’ 역시 시상식 단골이다. 여러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후보에 올랐다. ‘블랙 팬서’처럼 의상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말콤X’ 등 흑인인종차별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던 스파이크 리 감독이 ‘블랙 클랜스맨’에서 비합법적 백인우월주의 비밀결사단체 KKK(쿠 클럭스 클랜)를 다뤄 할리우드 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블랙 클랜스맨’처럼 인종차별을 다룬 ‘그린 북’은 백인과 흑인의 우정을 다뤄 인종차별 메시지를 조용히 던진다. ‘그린 북’의 ‘블랙’ 포인트는 단연 음악이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는 실존 인물이며 그가 미국 남부 투어 당시 당했던 차별도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마허샬라 알리의 손을 통해 재탄생했다.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마허샬라 알리는 “이 상을 나의 피아노연주 선생님인 크리스 바워스에게 바친다”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린 북’ 음악감독 크리스 바워스는 할리우드 리포터가 주목했다. ‘그린 북’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의 음악세계를 공개했다.
줄리어드 음악학교를 졸업한 크리스 바워스는 1989년생으로 젊은 음악감독이자 작곡가다. 돈 셜리의 음악을 귀로 듣고 코드를 따와 영화 속에서 마허샬라 알리가 연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린 북’ 피아노 연주 장면에서 크리스 바워스는 손만 출연하기도 했다.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는 각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각본상을 받은 배리 젠킨스 감독은 ‘문라이트’로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을 거머쥐었다.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는 20세기 미국 최고 작가라 불리는 제임스 볼드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이 영화에서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인 레지나 킹은 강력한 오스카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다.
만약 올해 오스카에서 마허샬라 알리와 레지나 킹이 동시에 조연상을 받는다면 2016년 ‘문라이트’ 마허샬라 알리와 ‘펜스’의 바이올라 데이비스 이후 두 번째로 흑인 배우가 동시에 조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백인들이 주를 이루는 할리우드 내에서 올해 흑인들의 활약은 이처럼 두드러졌다. 그들의 행보가 오스카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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