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프로스포츠 최초의 기록을 세운 KBO리그에 악재가 또 발생했다. KBO 역사상 최고의 외인 타자로 손꼽히는 에릭 테임즈(30‧NC 다이노스)가 최근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음주운전뿐 아니라 이 사실을 알고도 쉬쉬한 NC 구단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 음주운전 후 태연한 경기 참가

테임즈는 지난 24일 창원시 오동동 소재의 한 멕시칸 식당에서 어머니와 식사를 하다 칵테일 두 잔을 마셨는데 식사를 마치고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에 걸리고 말았다. 혈중 알콜 농도는 0.056%로 면허 정지 수준.

음주운전에 적발된 당일, 구단 NC도 그 사실을 알게 됐다. 테임즈는 26일 마산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음주운전을 한 사실도 충격이지만 이미 음주운전을 저지른 선수가 태연하게 경기에 출전한 것도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테임즈는 2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정상적이었으면 경기 참가가 불가능 했을 상황이었기에 삼성 팀과 팬들은 억울함을 내비치고 있다.

 

◆ KBO 낮은 징계수위

3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연 KBO는 "테임즈에게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3호에 따라 정규시즌 잔여 8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를 부과하고 벌금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NC가 2위를 확정한터라 잔여 경기 출장 정지는 큰 의미가 없다. 플레이오프 1차전 출장 정지가 실질적인 징계 수준이다. 이처럼 낮은 징계수위에 야구팬들은 관대한 징계라는 반응을 보이며 KBO에 보다 강한 징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오정복(kt)은 15경기 출전 정지, 봉사활동 150시간, 이밖에도 음주 사고를 낸 2013년 넥센 김민우(3개월 출장 정지), 신현철(4개월 출장 정지) 등도 가벼운 징계로 논란을 끈 바 있다.

이에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는 페넌트레이스 10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 NC 프런트의 늑장 대응

테임즈는 앞서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켰던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혈중 알콜농도 수치, 사고도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건 경중에 비해 유독 심한 논란과 비난에 휩싸였다고 볼 수 있다. 이 논란은 모두 NC 프런트의 늑장 대처에서 비롯됐다.

24일 테임즈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게 된 NC 구단이 김경문 감독에게 이 사실을 알린 건 29일이었다. 그것도 이미 삼성 라이온즈와 더블헤더 1차전을 치른 후였다. 김 감독은 더블헤더 2차전에도 테임즈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가, 음주 적발 사실을 보고받은 뒤 1회말 공격 때 테임즈를 대타 조영훈으로 교체했다.

이 같은 늑장 대응은 ‘괘씸죄’를 추가하게 만들었다. 지난 7월 롯데 자이언츠의 금지약물 복용 사례를 봤을 때, 구단에서 미리 알고 대응을 했다면 징계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동안 ‘일 잘하는 구단’으로 착실히 이미지를 쌓아온 NC의 이런 미숙한 결정이 구단 이미지 훼손까지 이어져 아쉬움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

 

사진=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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